저자 : 조용헌
출판 : 불광출판사 (2020.12.)
페이지 : 416쪽
읽은때 : 2021년 10월
<책내용>
서문 | 기운과 풍광, 인생 순례자를 달래주다
영지를 순례하면 느끼고 충전받기 때문이다. 휴대폰 배터리 충전하듯이 우리 인체도 바깥에서 채워지는 부분이 있다. 충전이 수시로 잘 이루어지면 원활하다. 건강하고 허무함이나 우울감이 없다.
영지는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명당(明堂)이다. 발근 명. 파자하면, 태양과 달이며, 아침과 저녁, 따뜻함과 차가움, 열정이자 이성이다. 음과 양이 조화로운 곳에서 특별한 에너지가 솟는다. 이러한 공간에 머물면 땅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몸속으로 들어온다. 흔히 기를 받는다라고 표현한다. 기를 받으면 우선 몸이 상쾌해진다. 지뿌둥한 몸 상태가 쾌적해진다. 몸이 쾌저해야만 그 다음 단계로 옮겨간다. 몸이 상쾌하면 마음이 상쾌해진다. 몸과 마음은 같은 쳇바퀴로 돌아간다. 마음이 상쾌해지면서 정신이 또렷해지면 자연스럽게 기도가 된다.
기도는 대자연과 일체가 되는 마음이다.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고, 과도했던 자기 욕심을 내려놓는 일이다. 기도의 목표와 초점은 모두 다르지만, 자기정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치한다. 이러한 자기정화가 자연스럽게 일어나게 해주는 땅이 영지이다.
1장 신령의 땅 | 그곳에 가면 힘이 솟는다
오대산 적멸보궁 | 5만 불보살이 머무는 영지, 산 전체가 거대한 사찰
중대의 적멸보궁에 대해서 이곳이 최고의 명당이라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만큼 한국에서는 내로라하는 영지이다. 속리산파는 의술과 치료에 주특기가 있었다고도 한다.
일단 오대라는 지명. 오대는 5개의 봉우리이고, 이는 동양의 오행사상에 그대로 배치된다. 중국에서 가져온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오대산의 중대 꼭대기에 모셨다. 바로 지금의 적멸보궁이다. 사리를 모셔 놓으면 꿈에 상서로운 빛이 나타나거나 아니면 병이 낫거나 인생 근심거리가 사라지는 체험을 많이 한다. 유교를 신봉했던 조선시대에도 불교의 살리를 접하고 난 뒤에 효과를 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자장율사가 중국에서 가져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오대산의 중대 꼭대기에 모셔 놓은 것이다. 적멸보궁의 용암수는 용의 눈에서 나오는 샘물이다. 적멸보궁의 법당에 앉아보면 바로 기운이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오대산 월정사와 상원사 | 명산에는 명인! 전국 도사들의 살롱
오대산 중대의 꼭대기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다면 그 중간에 상원사가 있고, 그 아래쪽에 월정사가 있다. (선재길). 상원사에서 1KM쯤 가면 적멸보궁이 있고,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선재길은 약 10K다. 상원사에서 월정사로 올때는 버스가 1시간남짓 있다.
상원사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종으로 알려진 상원사 동종이 있다. 거기 새겨진 비천상을 보고 오자.
월정사에 머물렀던 탄허 때문에 오대산과 월정사는 전국 도사들의 살롱이 되기도 하였다. 불교의 화엄사상에 정통했던 고승이면서도 유교와 도교를 비롯한 음양오행 사상에 해박했던 탄허의 안목 덕분에 전국의 도사들이 월정사에 놀러왔다.
두 해 전 절 밑에 문을 연 명상마을(오대산자연명상마을)도 정념의 원력이다.
전남 장성군 백양산 운문암 | 땅에도 맛집이 있다! 호남의 불교성지
성질이 급한 사람들은 물이 감아 돌거나 호수가 앞에 보이는 수기가 풍부한 터에서 살면 자연히 완급 조절이 된다. 반대로 내성적이면서 조용한 성격의 사람들은 바위가 험하게 돌출된 도량에서 살다보면 또한 보강이 된다. 문제는 릴렉스, 즉 이완이다. 이완이 고도로 어렵다. 어찌 보면 긴장을 푸는 과정이 바로 도 닦는 과정이다. 이완이 되면 막혀 있던 몸의 경락도 다 열리게 된다. 긴장을 하면 경락이 막히고 굳어지게 된다. 막힌 것이 오래 가면 병으로 진전된다. 이완이 되면 막혀 있던 나디(에너지가 흐르는 몸속 통로)들이 모두 열린다. 경락이 열리면 땅의 기운이 모두 몸으로 느껴진다. 또, 상대하고 있는 사람들의 기운도 모두 느껴진다. 기경팔맥이 열리는 이완이 되면 물아일체 상태가 된다. 이런 상태로 명산의 사찰과 명당을 둘러보게 되면 그터의 맛이 제대로 느껴진다.
마음이 급하면 숨이 헐떡거린다. 코끼리가 풀만 먹는데 힘이 세고 오래 사는 이유는 긴 코를 통해서 호흡이 깊고 느리기 때문이다. 모든 긴장에서 풀려 이완이 되면 발뒤꿈치에서 호흡하게 된다. 불가에서는 마음을 강조하기 때문에 몸의 경락과 혈자리의 기운 돌아가는 부분에 대한 설명이 소략하다. 그러나 이완이 되면 경락으로 기운 돌아가는 현상을 느끼기는 도가나 같다.
경주 오봉산 주사암 | 에너지 설설 끓는 그곳에서 신을 설득하다
주사암은 경북 경주 서쪽의 오봉산에 있다. 오봉산은 해발 730m, 주사암은 거의 정상 부근 아래에 웅크리고 있었다. 암자의 위치는 대략 700m.
이 암자의 법당에는 아직도 정신세계의 신장이 머무르고 있으니, 효험이 마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또하나 주사암에서 또 하나 볼 만한 공간은 마당바위다. 하루 1시간만 이런 바위 위에 앉아 있으면 컨디션이 최상일 것 같다.
경남 산청군 대성산 정취암 | 정신세계로 들어가는 입구, 절벽 위 암자
정취암은 일찍부터 정취보살이 머무르는 도량으로 알려졌다. 관음보살과 함께 양대 보살중 한분이 정취보살이다. 우리나라에 관음도량은 많지만 정취도량은 정취암뿐이다.
계룡산 등운암 | 도사들의 영발 충전소
계룡산은 남쪽으로 바위 맥이 흘러왔고, 그 바위 맥의 정상에 연천봉이 있다. 하늘과 맞닿아 있다는 뜻이다. 이 연천봉 바로 밑에 등운암이 있다.
신원사에서 2시간 정도 산길을 올라가면 등운암에 당도한다.
계룡산의 등운암은 강력한 지기가 뻗치는 곳으로 정편이 난 장소이다. 전국에서 기가 떨어진 샤먼들이 기를 보충하러 오는 곳이기도 하다. 배터리가 방전된 도사들도 이곳에 오면 충전이 되고, 불교의 여러 고승 대덕들도 이곳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깨달음과 가피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계룡산의 둥운암은 강력한 지기가 뻗치는 곳으로 정평이 난 장소이다. 전국에서 기가 떨어진 샤먼들이 기를 보충하러 오는 곳이기도 하다. 배터리가 방전된 도사들도 이곳에 오면 충전이 되고, 불교의 여러 고승 대덕들도 이곳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꺠달음과 가피를 받은 곳이기도 하다.
등운암이 영험한 이유는 우선 암자의 밑바닥과 주변의 봉우리가 온통 바위로 되어 있고, 앞산의 여러 봉우리들이 등운암을 둥그렇게 둘러싸고 있다는 점이다. 등운암에서 보면 문필봉부터 시작해서 관음봉, 쌀개봉, 천황봉, 머리봉이 둘러싸고 있다. 둘러싸고 있다는 것은 마치 볼록렌즈처럼 등운암을 향해서 에너지를 발사해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조각조각 되어 있지 않고 전체가 하나의 통으로 형성된 바위산이 계룡산이다. 통바위 산일수록 기운이 강하다. 계룡산이 일천미터가 안 되지만 그 내용불은 통바위 산이라는 점에서 성산(聖山)인 것이다.
한바다선생도 이런 말을 했다. 미국에 기운이 강하다고 하는 애리조나주 세도나도 있지만, 사실은 계룡산이 세도나보다 더 기운이 강하고 좋습니다. 단지 산의 주변에 식당과 여관 등 잡다한 시설물 들이 있어 대단하게 안 보이는 것이죠.
조선시대의 정감록을 신봉했던 도사들이 연천봉을 사랑헀다. 실제 연천봉 정상 암반에 있으면 기운이 강하게 들어온다. 연천봉이 반체제 도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포인트였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암각 글자도 세로로 새겨져 있다. 바로‘방백마각 구혹화생’이라는 유명한 각자이다. 도사들이 풍수도참을 이용하여 조선조가 망한다는 자신들의 견해를 새겨 놓은 것이다. 방백(400년)마각(72년)구혹(국,나라)화생(이(移)), 즉 조선왕조는 창업한 지 472년이 되면 나라를 옮긴다. 즉 망한다는 얘기다. 조선왕조의 개국이 1392년이니까 472년을 더하면 1864년이다. 참고로 강화도조약이 1876년 체결되었으니 이 말이 맞는가 싶다.
장락산 통일교 본부와 보리산 오하산방 | 종교인에게 영발을, 기업인에게 아이디어를 주는 쌍둥이 산
2장 치유의 땅 | 그곳에 가면 슬프지 않다
서산 간월암 | 분노가 일 때는 물속의 달을 보라
사자산 법흥사 | 자장 율사가 백골 옆에서 수행하던 돌무덤
철원 고석정 | 도망자 임꺽정의 발길 잡은 절경
운길산 수종사 | 동방의 절 중 제일가는 전망, 수종사에서 마음을 씻다
경주 문무대왕릉 | 문두루비법의 전설, 전국 최대 무당 굿터
팔공산 갓바위 | 누구나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부처님
한국의 십승지 | 난리가 나면 어디로 가서 목숨을 부지할 것인가
3장 구원의 땅 | 그곳에 가면 길이 보인다
도솔산 선운사 | 정화와 보은의 소금이 흐르는 땅
전북 고창 선운사 도솔암 | 조선 당취들의 아지트, 도솔암의 비밀
조선3대 지장 기도처로 이름이 난 곳이 도솔암이다.
불교 국가인 고려가 망하고 유교 국가인 조선이 들어오면서 억불정책에 반발하는 승려들이 있었다. 이들 비밀결사 승려 집단을 당취라고 부르는데, 이들의 거점의 첫 번째가 금강산, 두 번째가 지리산, 그리고 세 번째가 전북의 변산반도이다. 변산반도에는 수백 군데 이상의 사찰과 암자 그리고 토굴들이 있었다. 변산 바닷가 가까운 쪽에 자리 잡은 절이 내소사다.
가야산 해인사 | 전설 속 보물 도장, 해인海印
지리산 영랑대 | 첩첩산중에 놓인 신라시대 인공도로
지리산 노고단과 오행사찰 | 한국 페미니즘의 시원, 삼신할머니
유럽에 기독교가 자리 잡기 전까지는 켈트족들이 믿던 켈트교가 있었다. 기독교는 중동사막의 유목민들로부터 시작된 종교였고,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까지 유럽에서는 켈트교가 터주대감 역할을 했다. 반지의 제왕이 바로 켈트교의 신화와 상징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 영화다.
그렇다면 불교가 들어오기 전까지 한반도에서는 어떤 족요가 있었을까? 필자는 삼신할머니 신앙이었다고 생각한다. 불교 사찰중에 토착신앙의 흔적이 남은 곳은 산신각하나뿐이다. 새로 사찰을 지을 때도 제일 먼저 세우는 건물이 산신각(산의 신)이다. 산의 신이 결재를 하지 않으면 절을 짓기가 힘들다고 여기는 전통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지리산 노고(老姑)단. 늙은 노자에 시어머니 고자가 아닌가? 즉 노고단은 늙은 할머니, 즉 삼신 할머니에게 제사 지내는 터라는 의미를 지닌다.
화엄사 뒷산이 노고단인데, 화엄사는 그간 다녀본 사찰 가운데 땅의 기운이 유달리 강한 곳이다. 화엄사 뒤로 10분 정도 올라가면 구층암과 봉천암이 나오고, 봉천암 뒤로 옛날의 하악단 자리가 나타난다. 조선시대 나라에서 설치한 산신령 제단. 북한 묘향산의 상악단, 계룡산 신원사 뒤 중악단, 그리고 지리산 화엄사 뒤 하악단 세 곳 뿐이다. 이곳이 우리나라 산신 신앙의 3대 거점에 해당된다.
구전에 의하면 명성황후가 중악단에서 기도하다가 태몽을 꾸고 태어난 인물이 바로 순종이라고 한다. 민시미 혼란하고 주변의 여러 강대국들이 나라를 잡아먹으려고 하던 어수서한 시대에, 여자인 명성황후가 정신적으로 의지했던 기도처가 중악단이었다.
지리산이 세계적인 명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나이 50이 넘어서야 알게 됐다. 우선 지리산은 둘레가 길다. 높이도 적당히 높다. 일천미터가 넘는 봉우리가 수두룩하다. 육산이다. 지리산의 서쪽에는 전남 구례가 있고 남쪽에는 경남 하동이고 북쪽은 함양이다. 그리고 동쪽은 산청이다.
지리산 칠불사 |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인 이야기의 보물창고
지리산 해발 750미터에 칠불사는 반야봉 줄기아래에 있는 고찰이다. 가야국 김수로왕의 7왕자가 여기에서 도를 닦고 모두 부처가 되었다는 명당 절이다.
지리산 원통암 | 서산 대사를 키운 지리산의 심장부
지리산 삼신동 | 지리산 빗점골 나무집에서2 5년째 수행 중인 스님
남덕유산 영각사 | 왜 이제 산에 왔니? 지금이라도 안 늦었다
함양은 도사들의 터미널이다. 함양의 뒷산이 남덕유산이고 앞산이 지리산이라고 볼 수 있다. 함양의 동쪽으로는 가야산, 옆으로는 화애산, 백운산, 황석산 등이 있다. 그런가 하면 거창의 금원산과 기백산도 바로 지척이다. 금색 원숭이가 산다는 금원산, 깃발처럼 뾰족한 바위산인 기백산도 보통 영발이 강한 산이 아니다.
영각사가 자리잡고 있는 함양군 서상면은 옛날 걸어다니던 시절에는 오지중에 오지였다. 바로 육십력 고개 아래에 있는 동네였기 때문이다. 육십령은 남덕유산과 백운산 사이에 움푹 꺼져 있는 지점이라서 사람들이 넘나들 수 있는 고갯길이 일찍부터 형성되었다. 육십령 고갯길은 해발 750M다.
죽령과 조령은 경상도에서 서울로 올라갈 때, 육십령은 경상도에서 전라도로 넘어올 때 거쳐야 하는 고갯길이다. 예전에는 육십령이 신라와 백제의 국경지역이었다.
영각사터를 들어섰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문필봉이다. 화엄전 건물 뒤로 문필봉이 아주 또렷한 형태로 뒤를 받치고 있다. 1911년 지어진 2층 목조건물이 있다.
[예스24 제공]
<책소개>
에너지가 바닥이라고 느낄 때
무언가 답답하고 화가 치솟을 때 영지로 가라!
왜 영지靈地를 순례하는가? 경제적 풍요를 누리면서 여행은 일상이 되었다. 관광여행에서 쉼과 즐거움을 주는 여행으로, 역사적 자취를 살피는 인문학 기행으로 변화되어 왔다. 그 다음은 어떤 여행인가? 『조용헌의 영지순례』는 주명리학자이자 강호동양학자 조용헌은 영지로 떠나보라고 권한다. 영지란 어디인가? 바로 특별한 에너지와 기운이 스며 있는 장소를 말한다. 인체는 밖에서 채워야 하는 에너지가 있다. 바로 자연이 주는 기운이다. 휴대폰 배터리를 충전하듯 자연의 기운을 수시로 우리 몸과 마음에 채워줘야 하는 것이다.
좋은 기氣를 받으면 몸이 가벼워지고, 마음이 밝아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대자연과 일체가 되는 순간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욕심은 사라지고 기도가 이뤄지게 된다. 기도의 목표는 자기정화自己淨化에 있다. 자기정화는 ‘그냥 존재함’,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도록 한다. 그렇다면 영지는 어디인가? 이 책은, 40여 년간 문文, 사史, 철哲을 섭렵하며 한반도 곳곳의 영지와 명당을 순례해온 강호동양학자 조용헌 작가가 뽑은 특별한 영지를 소개한다. 선인, 도사, 종교인, 순례자, 민초들의 발길이 이어진 땅, 수천 년 대대로 이어져온 풍수지리적 특징과 더불어 땅에 얽힌 역사와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까지, 227컷의 화보와 작가의 시원한 문체를 통해 느껴지는 기운은 마치 그 땅을 밟고 서 있는 듯 생생하다.
'데이지 추천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려라 아비(김애란 첫소설집)을 읽고... (0) | 2022.01.28 |
---|---|
밝은 밤 (최은영) (0) | 2022.01.21 |
지금은 나만의 시간입니다. (김유진) (0) | 2021.12.05 |
영화관에 간 클래식 (김태용) (0) | 2021.10.03 |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산문집) (0) | 2021.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