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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4

달려라 아비(김애란 첫소설집)을 읽고... 달려라 아비 (김애란 첫소설집) 출판 창비 / 2005년 출간/ 2022년 1월 읽음 / 302쪽 책속에서 스카이콩콩) 해가지고 바람이 불었다. 아무도 모르는 일들이 아무도 모르게 일어났다. 담장 밑 우산이끼도, 오래도록 수리되지 못한 냉장고 속 어둠도, 내 키도 무럭무럭 자랐다. 달려라,아비) 반지하 안으로 사포처럼 반짝이는 햇빛이 빳빳하게 들어오던 여름날이었다. 어머니는 농담으로 나를 키웠다. 어머니는 우울에 빠진 내 뒷덜미를 재치의 손가락을 이용해 가뿐히 잡아올리곤 했다. 어머니가 내개 물려준 가장 큰 유산은 자신을 연민하지 않는 법이었다. 어머니는 내게 미안해하지도, 나를 가여워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가 고마웠다. 나는 알고 있었다. 내게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정말로 물어오는 것은.. 2022. 1. 28.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산문집) 출판사 열림원 / 발행 2019. 7월 / 쪽수 304 / 저자 김애란 읽은때 : 2021. 8월 (딸로부터 받은 생일선물) 책속에서 p42) 어쩌면 1년내내 크리스마스이브를 맞고 있을 어떤 이들이. 기념 세일, 감사 세일, 마지막 세일, 특별 세일. 세상은 언제나 축제중이고 즐거워할 명분투성이인데. 자기 몸 하나 제대로 가눌 곳 없이 그 축제의 변두리에서, 하늘을 어깨로 받친 채 벌 받는 아틀라스처럼 맨손으로 그 축제를 받치고 있을, 누군가의 즐거움을 떠받치고 있을 많은 이들이....떠올랐다. p75) 나는 다시‘게르하르트 헬비히’라 읊조렸다. 입에서 바람이 많이 새는, 낯설고 정이 가는 이름이었다. p232) 코앞에서 생전 처음 듣는 합창 소리에 나는 말을 잊지 못했다. 노역중 모차르트 곡‘피가로의 .. 2021. 8. 22.
침이 고인다. (김애란 단편소설) 책소개 2005년 첫 소설집 를 발표, 반짝이는 상상력으로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은 작가 김애란. 문단과 언론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그녀를 반겼다. 2년이 흘렀다. 다시 김애란의 새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그녀를 향한 또 다른 평가가 기대되는 시기이다. 그래서 그녀가 두 번째 단편집 로 돌아왔다. 문학평론가 차미령의 말을 빌리면 "두루 환영받은 첫 창작집 이후, 김애란 소설은 더 몸을 낮추고 더 낮은 자리로 향하고 있다." 전작들의 공간적 배경이 되었던 편의점과 원룸 역시 세련된 일상과 거리가 먼 남루한 자리였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 여인숙('성탄특선')과 반지하 방('도도한 생활') 등이 새로운 소설들의 공간이 되었다. 아이러니한 제목들은 각 단편이 그리는 비루한 일상을 더 아프게 드러낸다. 지상.. 2021. 6. 5.
비행운 (김애란) 저자 : 김애란 출판 : 문학과 지성사 발매(읽은때) : 2012. 7월 / 2021년 2월 책내용 김애란은 행복에 대한 욕망이 하염없이 지연되는 비행운(非幸運)의 현실을 정직하게 고찰하고 있다. 비행운(飛行雲) - 비행기가 날면서 자취를 따라 생기는 구름 -을 꿈꾸지만 결국은 비행운(非幸運) - 행운이 아닌- 의 현실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는 단편소설집이었다. 소설속 주인공들은 모두다 하나같이 불운이 겹치고 결론은 희망도 없이 단편소설들이 막을 내리는 우울함. 어찌되었든 김애란작가는 글을 너무 잘 쓴다. 어쩜 그렇게 그냥 지나칠수 있는 사소한 일상을 예리하게 관찰하여 문장으로 잘 표현하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너의 여름은 어떠니 – 비굴한 직장인이 되어버린 대학시절 선배가 준 상처과 과거 기억의 교차 벌레.. 2021.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