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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추천 책

오늘도 등산, 신경은 지음

by 책과 피아노 2021. 4. 13.

저자 : 신경은

출판 : 애플북스

페이지 : 208

읽은때 : 20214(출판일 2021. 2)

오늘도 등산(신경은).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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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를 입으려면 무릎까지 오는 타이즈를 신자. 수풀을 헤치며 다니다가 풀독이 오를수도 있어.

영남알프스에서의 경험으로 깨달은 게 있다면, 아무리 날씨가 신선해도 빛에 노출되는 부위에는 꼭 선크림을 발라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언을 따라 바로 실행한게 모릎보호대와 스틱이었다.

등산지도 앱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자주 사용하는 앱은 트랭클이다. 그 외에도 램블러, 루가, 산길샘 등 여러종류가 있다. 나는 등산을 시작할 때 트랭글 앱을 켜 놓고 시작하는데, 중간중간 내 속도와 진행시간을 체크해 주고, 정산인근에선 정상에 거의 도달했다는 안내를 구간별로 음성 지원해주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겨울철 산행에서는 아이젠과 스패치를 빠뜨릴 수 없다. 스패치는 종아리에 착용하는 것으로 신발 안에 눈이 들어오지 않도록 막아준다. 신발에 눈이 들어오면 발이 젖어 동상에 걸리기 쉽다. 또한, 넥워머, 장갑등도 겨울철 산행에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나는 꼭 보온용 장갑위에 고어텍스용 장갑을 낀다. 그래야 영하권 추위를 버틸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다.

겨울엔 일출 산행을 맛보았다면 여름엔 일몰 산행을 추천한다.

그렇게 쉼과 여유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던 나는 산을 다니고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조급했던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눈에 좋은 것들을 담다 보니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긴 것 같다. 산에서 내려다보면 서울은 너무나도 작은 도시였다. 그렇게 커 보이던 고층빌딩도 산 위에서는 고만고만한 성냥갑일 뿐이다. 인생에서 크게 여겼던 것들이 실상은 그렇게 작은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에 나는 그토록 연연하고 전전긍긍했던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왠지 허무하기도 하고 홀가분하기도 했다. 어짜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사람은 살아가기 마련인데. 그러니 살면서 일어나는 일들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는 말아야 겠다. 그게 무엇이든.

한참 후 정상에 도착했을 땐 더 놀라운 장면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 발 아래 구름이 좍 깔려 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 비현실적이라서 두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이 구름이 맞는지 실감이 나지 않아 한동안 같은 자리에 붙박인 듯 서 있었다. 곁에 있던 사람들이 그것을 운해라고 불렀다. 구름바다, 내가 침대 같다고 생각한 걸 누군가는 바다 같다고 생가했구나. 산이 가진 매력 또 하나 발견, 산에 갈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

5월경 철쭉 축제가 열리는 소백산에 다녀왔다. 소백산은 5월말부터 6월초 사이 철쭉이 절정을 이뤄 천지사방이 다 분홍빛이다.

겨울산행이라면 더더욱 보온을 위한 패딩, 손난로, 무릎보호대, 아이젠, 스패치, 장갑 두 개(기본장갑 플러스 그위에 낄 방수장갑), 보온병, 라면, 커피도 챙기면 좋다.

요새 가장 흔한 등산 패션은 티셔츠+레깅스+아디다스 양말 차림이다. 그런데, 난 등산바지+기능성티+바람막이는 필수로 입고 다닌다. 또 등산복은 원색이 얼굴을 좀 더 환하게 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좀 더 팁을 주자면 손수건을 돌돌말아 머리나 목에 두르면 포인트를 줄수 있고, 니삭스를 신으면 보온성에 캐주얼한 느낌까지 더해져 발랄함을 연출할수 있다.

내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인기 많은 사진은 영남알프스에서 찍은 사진이다.

30좌정도 오르면서 가장 좋았던 산이 어디냐고 물으면 나는 제일 먼저 한라산이 생각난다. 장거리로 산행해본 최초의 산이었고, 알프스산맥처럼 웅장한 자연을 느낄 수 있으며, 놀랍도록 아름다운 사계절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첫 번쨰 백패킹은 제주도의 숨은 진주 같은 섬, 비양도였다.

한라산을 오를 때 스틱을 사용하지 않아 다음날 무릎, 종아리, 발 등의 근육통에 시달렸는데 스틱 사용법을 익힌 뒤에는 8시간 산행에도 무리가 없었다. 산을 오래 다니고 싶은 사람이라면 무릎보호를 위해 하산할 때만이라도 스틱을 사용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도 처음에는 고어텍스의 위력을 잘 몰랐다. 겨울 산생을 앞두고 아크테릭스의 쓰리 레이어 고어텍스 재킷을 구매했다.

곰탕, 내용물이 안보이는 뽀얀 국물처럼 구름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상황을 곰탕이라고 부른다. 알바, 계획된 등산로를 찾지 못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목적지를 헤매는 걸 등산인들은 이렇게 표현한다.

참 좋았던 산, 영남 알프스, 울산에 위치한 영축산-신불산-간월산 모두 영남알프스 산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산이다...또 월악산 보덕암 코스도 추천, 오대산 노인봉은 진고개 휴게소 주차장에서 출발 초보자가 산에 오르기 좋다. 소백산, 어의곡에서 출발해 비로봉세서 원점 회귀를 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한라산, 성판악-관음사 코스다. 그리고 겨울산으로는 계방산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