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 ||||
지 은 이 (출판사) |
법정 스님 | ||||
출 간 일 (읽은날짜) |
2009-11-15 | ||||
분 량 |
372쪽 | ||||
종 류 |
에세이 | ||||
비 고 |
최 고 |
만 족 |
좋 음 |
보 통 |
기대이하 |
< 책 소개 >
법정 스님의 법문집 완결편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 법정 스님 법문집2』. 지나치게 개인적인 삶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에게 법정 스님이 전하는 깨우침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일기일회」에 이은 법정 스님의 두 번째 법문집인 이 책은 한 사람은 모두들, 모두는 한 사람을 위해 사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깨달음이고 진리의 세계임을 전한다. 깊이 있는 해설이 필요한 경전, 인물, 용어, 개념 등은 맨 뒤에 따로 모아 가나다순으로 수록했다.
법정 스님의 법문에 담긴 삶의 지혜는 종교를 넘어서 우리의 삶에 깊숙이 닿은 일상적인 것들을 포함한다. 법정 스님의 법문집 제2권은 2009년 5월 성북동 길상사에서 부처님오신날에 행한 법문부터 1992년 약수암 초청법회에 이르기까지 모두 35편의 맑은 법문을 수록했다.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성찰해온 법정 스님의 법문들을 통해 ‘이웃’을 사랑하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지혜를 배워보자.
사람은 누구나 바쁜 일상 속에서도 한 번쯤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진단한다. 법정 스님은 우리가 순간순간 살고 있는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무얼 위해 살아야하며 진정으로 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성찰을 펼쳐낸다. 종교를 초월하여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길을 제시해온 청빈한 실천가 법정 스님의 맑은 법문을 통해 우리의 삶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 저자 소개 >
저자 법정 스님
이 시대의 정신적 스승 법정 스님은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하다가 대학 재학 중 진리의 길을 찾아 나선다. 1954년 오대산의 절을 향해 떠났지만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막히자 서울로 올라와 선학원에서 당대의 선승 효봉 스님을 만나 대화를 나눈 뒤 그 자리에서 삭발하고 출가했다. 다음 날 통영 미래사로 내려가 행자 생활을 했으며, 사미계를 받은 후 지리산 쌍계사 탑전으로 가서 스승뭄래사시고 정진했다. 그 후 해인사 선원과 강원에서 수행자의 기초를 다지다가 28세 되던 해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받는다.
서울 봉은사에서 운허 스님과 더불어 불교 경전 번역 일을 하던 중 함석헌, 장준하, 김동길 등과 함께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1975년 본래의 수행승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상에 명성이 알려지자 1992년, 다시 출가하는 마음으로 불일암을 떠나 제자들에게조차 거처를 알리지 않고 강원도 산골 오두막, 문명의 도구가 없는 곳에서 혼자 살아왔다. 대표 산문집 <무소유>는 그 단어가 단순히 국어사전에 있는 사전적 개념을 넘어 ‘무소유 정신’이라는 의미로 현대인의 마음에 자리 잡았다. <서 있는 사람들> <물소리 바람소리> <산방한담> <홀로 사는 즐거움> <아름다운 마무리> 등의 산문집과 명상집 <산에는 꽃이 피네>는 오랜 세월 변함없이 사람들의 영혼을 적시고 있다.
< 나의 감상 >
이 책은 일기일회에 이은 법정스님의 두 번째 법문집으로, 법정스님이 불일암을 떠나 강원도 오두막으로 가던 해인 1992년부터 2009년 5월까지의 총 35편의 법문을 모아놓은 책이다. 우연히, 서점에서 접한 일기일회란 책을 통해 법정스님을 뵙게 되었고, 많은 감동을 받아 두 번째 법문집인 이책을 사게 된 것이다.
법정스님의 말씀은 전편과 큰 맥락을 같이 한다. 그것은, 자연을 가까이하라는 것, 그리고, ‘업’의 중요성을 늘 말씀하시고 계신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행동 등이 반드시 시절인연을 만나서 그것이 씨앗이 돼서 결과가 어떤 식으로든 나타나게 되는 거라고
그리고, 늘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 오늘을 충실히 살라는...그러한 큰 테두리속에서 말씀을 하고 계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더 내 마음속에 다가온 말씀은, 대장부의 기개를 갖고 나 자신답게 당당하게 살라는 것이다. 이미 내 안에 스스로 완전함이 있는데, 이를 믿지 않으니 남의 말에 현혹된다는 것이다. 스스로 힘으로 하려고 생각한다면 곧 하는 것이니, 주저하지 말라는 것이다. 마치 금이 간 그릇에 죽을 담을 수 없듯이 위축된 채로 여기저기 기웃거리지 말고 대장부의 기개를 갖고 나 자신안에 숨겨진 완전함을 믿고 흔들리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특히 가슴에 와닿은 말씀은, 하루중 적어도 30분만이라도 순수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30분만이라도 자기 존재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다. 그래야, 남에게 휩쓸려 가지 않고, 덧없이 가지 않으며, 이런 세상속에서 자주적으로 나만의 심지를 갖고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 나도 이제부터는 하루중 단30분만이라도 나 자신만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나야말로, 정말 이 세상에 그냥 휩쓸려 가면서 나를 잃어버리고 그냥 산 것 같다. 그리고, 정말, 나 자신안에 숨겨진 완전함을 믿은 채, 누구의 말에 현혹되어 기웃기웃 위축되지 말고, 대장부의 기개로 당당하게 살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 내 용 >
미래는 현재의 연속입니다. 내일은 오늘의 연장입니다. 오늘 우리가 어떤 식으로 사는가에 따라 우리의 미래가 결정됩니다.
등이 결리고 허리가 쑤실 것입니다. 행복에 매달리지 말고, 불행을 피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다만 맑은 정신으로 지켜보십시오. 행복은 행복이고, 불행은 불행일 뿐입니다. 그것에 좋고 나쁨을 대입할 때 고통과 불만족이 시작됩니다. 그것은 나쁜 습관입니다. 그것들에 얽매이지 말고 다만 지켜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살아 있기 때문에 아름다움도 누릴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엇엔가 쫓기는 사람들은 이런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꽃을 보고 다 아름다워 하는데 무엇엔가 쫓기는 사람들은 꽃이 피는지 지는지, 새잎이 돋아나는지 시드는지 관심 밖입니다. 사람은 무엇에 쫓겨서 살아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자주적인 삶이 아닙니다.
때로는 꽃 앞에서 자신의 고민도 털어놓고 세상사는 이야기도 나누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짐이 가벼워지고 꽃한테서 많은 위로와 가르침을 받게 됩니다. 어떤 사물을 가까이하면 그 사물을 닮게 됩니다. 산에서 사는 사람은 산을 닮고, 강가에서 살면 강을 닮습니다. 꽃을 가까이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꽃 같은 삶이 됩니다. 이것이 우주의 조화입니다. 꽃이란 무엇입니까? 자연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입니다.
출가란 모든 집착과 얽힘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이것은 수행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닙니다. 진정한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 누구에게나 이 출가정신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면 삶을 변화시켜야 하고, 낡은 타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혼하고 집을 나오라는 소리가 아닙니다. 그릇된 생활 습관과 잘못된 업에서 벗어나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업을 지으라는 것입니다.
진정한 출가는 알아차리는 순간, 그 자리에서 버리는 것입니다. 하나씩 버리려고 하면 끝이 없습니다. 그 자리에 새로운 물건이, 새로운 인연이 맺어지기 때문입니다. 더 갖지 못해 부자유한 사람들이 있지만, 버리고 떠나는 사람은 그 순간 자유를 누립니다. 인간의 진정한 봄은 어디서 옵니까? 묵은 과거를 버리고 새롭게 시작할 때 새로운 움이 틀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이 병이 되었든, 상황이 되었든 그것을 거부하지 마십시오. 받아들이면서 좋은 쪽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그러한 상황이 오히려 고마워질 때가 있습니다.
분명히 새겨들으십시오. 사람이 불행한 것은 이미 지나가 버린 묵은 생각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억울하고 분한 원망의 생각에 갇혀서, 두고두고 스스로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가슴에 멍이 들고 가시가 돋치게 됩니다. 자연은 늘 새로운 모습니다. 작년의 풍경과 올해의 풍경은 다릅니다. 어제와 오늘이 다릅니다. 그런데 우리의 생각은 항상 굳어 있습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스스로 불행을 만듭니다. 한 생각 크게 돌이켜서 따뜻하고 향기로운 본래의 가슴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설령 나쁜 인연으로 금생에 만났다 하더라고, 우리가 신앙생활에 귀의했기 때문에 한 생각 돌이켜서 늘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전생에 맺힌 매듭도 불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만남도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한때일 뿐입니다. 그 한때를 헛되이 보내선 안 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행운을 등져서는 안 됩니다.
누구나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귀한 존재입니다. 그런데 왜 남과 비교합니까? 남과 비교해선 안됩니다. 자기 자신답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로스엔젤레스 중심가를 걸어가던 그 거지처럼 당당하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마음과 생각을 가졌는가? 또, 그것을 어떻게 표현했는가? 그것들은 그 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과를 낳는 씨앗이 됩니다. 순간순간 우리들이 갖는 생각과 염원은 우주에서 두고두고 진동한다는 것입니다. 명상가들이 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들이 남을 미워하든 사랑하든, 그 생각은 우주 공간에서 하나의 파동으로 두고두고 진동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내가 지금한 말이나 생각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뜻입니다.
가끔 기도를 하십시오. 기도는 자기 삶을 재충전하기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추상적이고 막연한 원보다는 구체적인 원을 세우십시오. 세운 원은 반드시 언젠가는 이루어집니다. 기도는 우리 인간에게 주어진 최후의 자산입니다. 사람의 이성과 지능으로 어떻게 할 수 없을 때, 간절한 기도가 우리를 구원합니다. 사람의 몸에 음식이 필요하듯이 우리의 영혼에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또한, 기도에는 침묵이 뒤따라야 합니다. 침묵이 받쳐 추어야 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말이 없어야 합니다. 어떤 일이 마음속에서 깊어지기를 바란다면 우리의 기도가 마음속에서 깊어지기를 바란다면, 결코 그것에 대해 말해서는 안됩니다.
기도를 통해서 어떤 영적인 체험이 내 안에서 일어날지라도 그것에 대해서 발설하지 마십시오. 기도 경험자들이 공통적인 충고입니다. 또한, 기도의 장소를 가리지 마십시오. 진정한 기도는 집에서 하는 것입니다. 내 집과 방이 바로 법당이고 성당입니다. 간절한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응답이 기도의 공덕입니다. 내가 뿌린 씨앗은 헛되이 소멸되지 않습니다. 눈앞에 현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소원했던 일이 곧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하지 마십시오. 그 공덕은 어디로 가지 않습니다. 내가 간절히 기도한 만큼 어디엔가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절인연을 통해서 다시 잎이 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보다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하겠습니다. 스스로 그렇게 다짐하면 마음밭에 씨가 뿌려져서 자발적으로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 그토록 강조한 무아(無我)란 바로 자신을 기준으로 삼지 말라는 것입니다. 나를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것이 바르게 보는 것이며,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나가 말하고 생각하는 것을 멈춘다면 바르고 완전하게 보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의 수행에는 복잡한 이론이나 분석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몸과 마음으로 충분합니다. 부처님고 몸과 마음을 도구로 깨달음에 이르라고 했지 복잡한 철학이나 논리학을 통과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업은 무서운 것입니다. 우리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업이 됩니다. 남에게 상처를 입히면 나 자신도 상처를 입습니다. 그것은 메아리입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일들은 인과관계의 고리로 이어져 있습니다. 세상에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내가 심어서 내가 거둡니다.
모든 것이 넘치고 있는 정보화 사회에서는 투철한 자기 삶의 질서가 있어야 합니다. 자기 나름의 삶의 질서를 세워서 불필요한 것들을 자제하고 억제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지계(持戒)정신입니다. 계를 지니는 정신입니다. 자기 나름의 청정한 생활 규범을 세워서 마음에 다짐을 하는 것이 지계정신입니다. 자기 나름의 어떤 삶의 룰입니다. 말하자면 레일입니다. 레일만 따라가면 크게 탈이 없습니다. 보지 않아도 될 것은 보지말고, 듣지 않아도 될 것은 듣지 말고, 먹지 않아도 될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합니다.
업이란 그렇습니다. 무슨 일이든 일단 시작했으면 그것이 자기자신과 이웃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거나 나쁜일이 아닌 한, 일단 시작한 일은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합니다. 도중에 마음의 갈등이 생겨서 그만둬 버릇하면, 그것이 업이 되어서 다음에 다른 일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내내 그 사람이, 그 마음이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할 일을 하고 창을 향해 앉아 있을 때,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그 시간, 머리가 가장 맑아집니다. 의식이 투명해지고 아무런 잡념도 생기지 않습니다. 그런 시간들을 더러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삶을 더 자주적으로 살 수 있습니다.
하루24시간중 적어도 30분이나 한 시간만이라도 순수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십시오. 누구의 아내고 남편도 아니고, 누구의 어머니도 아버지도 아니고, 여자도 남자도 아닌 순수 인간 존재로서 자기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시간을 겪으며 위기의 세상 속에 휩쓸리지 않고 물들지 않는 연꽃과 같은 심지, 존재의 기둥이 형성됩니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는 정신을 맑히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조금씩 꽃피워 내야 합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 세상에 속한 일에 참여하고 헌신하되 하루 24시간 중 단 한 시간만이라도 순수한 자기 존재의 시간을 가지십시오. 형평에 따라 밤이어도 좋고, 새벽이나 오전 시간도 좋고, 오후 시간도 좋습니다. 꼭 그런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삶에는 투철한 자기 규범과 존재의 실서 같은 것이 있어야 합니다.
부스러기 뉴스를 피하라는 것입니다. 시시한 정치꾼들의 정파 싸움이나 횡령같은 뉴스들입니다. 제발 그런 것을 피하라는 것입니다. 왜 그것에 아까운 시간과 내 맑은 영혼을 내던지는가?
내가 그대들에게 간절하게 하고 싶은 말은 다름이 아니라, 남의 말에 현혹되지 말라는 것이다. 스스로 힘으로 하려고 생각한다면 곧 하는 것이다. 결코 주저하지 말라. 요즘의 수행자들이 깨닫지 못하는 원인은 스스로 완전함을 철저히 믿지 않는데 있다. - 임제록에서는 진정견해를 가지려면 밖에서 찾지 말라고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미 완전한 자신을 두고 밖에서 따로 찾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임제스님의 가르침입니다.
그러면서 스님은 “진정한 수행자이고 싶다면 대장부의 기개를 지니라”고 말합니다. 위축된 채로 여기저기 기웃거린다면 마치 금이 간 그릇에 죽을 담을 수 없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임제스님은 달마가 멀리 인도에서부터 찾아온 것도 모두 그런 기개를 지닌 대장부를 찾기 위함이었다고 말합니다. 대장부의 기개를 가진 사람은 밖에서 오는 것에 현혹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늘 어떤 세상의 흐름에 한눈을 팔고 세파에 놀아나는 것은 우리 안에 있는 보배를 스스로 묵혀 두기 때문입니다. “허술하게 이은 지붕에 비가 새듯이 수행이 덜 된 마음에는 욕망의 손길이 뻗치기 쉽다.”
운명론과 인과론이 다른 점이 그것입니다. 운명론은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신의 뜻에 의해서 그렇게 주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인과론은 자업자득, 내가 짓고 내가 받는 것이기 때문에 새롭게 선업을 지으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좋은 씨를 뿌리면 좋은 열매를 거두기 때문에 책임은 우리들 자신에 있습니다.
나 자신이 행복해지고 싶다면 먼저 남을 행복하게 해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독립된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남과 관계된 존재입니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불운이나 불행은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 내가 남을 불행하게 만든 과보라고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남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다 까닭이 있습니다. 원인 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이것이 업의 율동이고 그 메아리입니다.
잡보장경에서 부처님은 무재칠시, 즉 재물이 없더라도 베풀 수 있는 일곱가지를 설합니다. 안시, 화안시, 언사시, 신시, 심시, 상좌시, 방사시입니다.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설령 부처를 만난다 하더라도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부처가 절의 법당이나 인도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2,500년 전에만 있었던 인물이 아닙니다. 지하철에서 만날 수도 있고, 시장에서 만날 수도 있고, 앞뒷집에서도 만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다만 우리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존재를 무시하고 그냥 스쳐 지나갈 뿐입니다.
자신의 마음이 투명하면 사물이 비칩니다. 자신의 마음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대상이 그곳에 비쳐 오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알아차리지 못하고 인식하지 못한 채, 스치고 지나가는 것입니다.
굳이 종교적인 성자만이 아니라 삶에서 좋은 친구나 좋은 스승을 만날 수 있는데도, 나 자신이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스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어떤 특정 장소, 특정 인물에만 한정하지 마십시오.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나에게 깨우침을 추고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존재라면 나의 스승이고 선지식입니다.
마음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그것이 본마음입니다. 내 마음이 닫혀있기 때문에 모든 문이 닫힙니다. 내 마음이 활짝 열리면 그 메아리로 바깥의 문도 열립니다. 모든 것은 내 부름에 대한 응답입니다. 내가 부르지 않으면 응답이 없습니다.
우리가 스승을 만나기 위해서 간절하게 준비를 할 때 만나는 것이지, 준비 없이는 스치고 지나가는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준비될 때 스승은 나타납니다.
과거를 따라가지 말고 미래를 기대하지 말라.
한번 지나간 것은 이미 버려진 것,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다만, 현재의 일을 자세히 살펴 잘 알고 익히라.
누가 내일의 죽음을 알 수 있으랴. - 아함경 중에서 -
베풀 때가 찾아오기를 기다리지 말아야 합니다. 찾아가서 베풀어야 합니다. 베푼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 본마음이 내켜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직접 찾아 나서야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베푸는 일이 아닙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바로 지금 그때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적당히 활동하지 않으면 뼛속 칼슘이 녹아 핏속으로 흘러가서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주 비행사들의 실험을 통해서 증명되었습니다. 그리고, 활동을 하지 않으면 공기 중에 있는 산소를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심장 활동이 약해지고, 혈액량이 감소하며, 자연히 핏속의 적혈구 양이 감소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화가 더욱 촉진된다는 것입니다. 몸을 움직이지 않는 이와 같은 증상을 의학용어로 폐용증후군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 폐물이 되어 가는 증후군에 걸리는 것입니다. 마치 폐차장에 쌓아 놓은 자동차의 잔해와 같아지는 것입니다.
꼭 돈을 들여야만 삶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우리에게는 즐거움의 무한한 소재인 자연이 있습니다. 그것들은 어디서나 구할 수 있습니다. 산과 바다가 있고 강이 있습니다. 달과 별과 구름이 있습니다. 나무와 꽃과 맑은 바람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마음의 문만 열면 어디서나 마주칠 수 있는 것입니다.
창의력을 키우는데 독서만 한 것이 없습니다. 책이란 무엇입니까? 남들이 오랫동안 겪으면서 축적해 온 지혜를 우리가 손쉽게 책을 통해서 자기 삶에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가 낱낱이 이 도시 저 항구로, 혹은 몇 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이, 남들이 일찍 겪으면서 축적해 온 그런 지혜를 책을 통해 자기 삶에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사람을 키우면서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이 바로 책 읽기입니다.
명상의 기회를 놓치면 삶의 전체적인 리듬을 잃게 됩니다. 어떤 율동도 잃게 됩니다. 삶이 굳어져 버립니다. 영혼의 갈증을 풀기 위해서라도 순수하게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서, 발가벗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 시간이 없으면 삶 자체가 굳어집니다. 삶이 무료해집니다.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서 관계의 밀도 같은 것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안으로 풍성해지는 일은 바깥으로 부자가 되는 일 못지않게 중요한 일입니다. 안으로 풍성해지려면 맑고 투명한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순간들을 가져야 합니다.
불교 신자만이 아니라 신앙을 가진 사람은 늘 자기 자신을 점검할 줄 아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잠들기 전에 내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가, 나에게 주어진 시간과 건강을 내가 어떻게 소모했는가,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수행이고 정진입니다. 막연히 염불하고 참선하는 것이 수행이 아닙니다. 자기 삶을 그때그때 챙기는 것입니다.
우리들 목숨과 생사의 갈림길이 한 호흡에 달려 있습니다. 한번 들이쉬었다가 내쉬지 못하면 저세상입니다. 그토록 덧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제정신 바짝 차리고, 그날그날 최선을 다해서 살라는 가르침입니다.
삶을 살 줄 알아야 합니다. 절에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자신의 삶을 거듭거듭 점검하고 개선하면서 창조적인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삶이 창조적이지 않으면 그날이 그날입니다. 새로운 날이 아닙니다. 창조하는 사람만이 새로운 날을 맞이합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닙니다. 끝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오늘의 물은 어제의 물이 아닙니다. 새로운 물입니다. 어제는 이미 가 버린, 죽어 버린 나입니다. 오늘은 새로운 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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