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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추천 책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by 책과 피아노 2010. 4. 15.
 

제    목

아름다운 마무리

지 은 이

법정스님 (문학의 숲)

출 간 일

(읽은날)

2008-11-15 (2010년 4월)

분    량

245쪽

종    류

에세이

비    고

최 고

만 족

좋 음

보 통

기대이하

 

 

  < 책 소 개 >

<홀로 사는 즐거움> 이후 4년 6개월 만에 펴내는 법정 스님의 산문집. 종속된 삶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자유인의 삶을 사는 법, 순간 속에서 영원을 발견하고 순수와 본질의 세계를 회복하는 길을 안내한다. 지난해, 병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든 스님이 병상에서 발견한 생각과 깨달음을 책 속에 담았다.

스님은 우리는 매 순간 깨어 있어야 한다고, 순간순간의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병과 병이 주는 것을 배움의 바탕으로 삼는 길을 보여 준 스님은 죽음도 미리 배워 둬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소유와 발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세상이 잘못 알고 있는 진정한 가치와 부의 개념을 바로 잡는다.

얼음을 깨어 차를 달이고, 채소 모종을 사다 심고 가꾸는 스님의 산중 삶부터 제철이 되어도 찾아오지 않는 새들을 기다리며 쓴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 좋은 책과 독서의 의미, 월든 호숫가로 소로우의 삶을 찾아간 이야기까지 모두 56편의 산문이 담겨 있다.

  

< 내     용 >

이 책에 나와 있는 글들은 산중에 홀로 살면서 법정스님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맑고 향기롭게’ 소식지에 한 달에 한 편씩 그 때의 생각과 삶의 부스러기를 실은 것들이다.


아름다움 마무리는 지금이 바로 그 때임을 안다. 과거나 미래의 어느 때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순간임을 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 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인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자연과 대지, 태양과 강, 나무와 풀을 돌아보고 내 안의 자연을 되찾는다. 궁극적으로 내가 기댈 곳은 오직 자연뿐임을 아는 마음이다.

우리는 우리들 삶에서 때로는 지녔던 것을 내던져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움켜쥐었던 것을 놓아 버리지 않고는 묵은 수렁에서 벗어날 기약이 없다.

자연을 수단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생명의 근원으로서 하나의 생명체로서 바라봐야 한다. 자연은 인간과 격리된 별개의 세계가 아니다. 크게 보면, 우주 자체가 커다란 생명체이며, 자연은 생명체의 본질이다. 우리는 그 자연의 일부분이며, 커다란 우주 생명체의 한 부분이다. 이 살을 안다면 자연을 함부로 망가뜨릴 수 없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샘물과 같아서 퍼 내어도 퍼 내어도 다함이 없이 안에서 솟아난다. 그러나 가꾸지 않으면 솟지 않는다. 어떤 대상에서 아름다움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열린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안으로 느낄 수 있으면 된다. 그러나, 나 자신이 지닌 아름다움은 가꾸지 않으면 솟아나지 않는다. 나 자신을 어떻게 가꿀 것인가? 이웃과 고락을 함께하면서 즉 이웃과 나누는 일을 통해서 나 자신을 시시로 가꾸어야 한다. 인정의 샘이 넘쳐야 나 자신의 삶이 그만큼 아름다워지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가리켜 시들지 않는 영원한 기쁨이라고 한 까닭이 여기 있다.

산중에는 고요와 거룩함이 있다. 특히 아침나절의 산은 더욱 아름답고 신선하다. 들이마시는 공기에는 숲 향기와 밤새 내린 이슬기가 배어 있다. 이와 같은 신선한 아침을 잘 맞이할 수 있어야 그날 하루의 삶도 알차다. 이 거룩한 시간을 신문이나 방송 등 너절하고 잡스런 바깥 소리로 얼룩지게 한다면 그것은 고요와 거룩함에 대한 모독이다. 새 날이 시작되는 이 거룩한 시간을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그의 삶은 달라진다. 만약 새날의 시작을 부질없는 이로 맞이한다면 그날 하루는 잘못 산 날이 될 것이다. 아름답고 선한 일로 시작한다면 그의 삶은 그만큼 아름답고 선하게 채워진다.

문득, 영국 극작가 버나드쇼의 묘비명이 떠올랐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자신의 묘비명에 남기고 싶은 말도 많았을 텐데, 그는 덧없는 인간사를 이렇듯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이다. 그 어떤 남기는 말보다도 진솔하고 울림이 크다.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우물쭈물하면서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묘비명이다.

사람에게는 저마다 주어진 상황이 있다. 남과 같지 않은 그 상황이 곧 그의 삶의 몫이고 또한 과제다. 다른 말로 하면 그의 업이다. 그가 짊어지고 있는 짐이다. 할 일 없이 지내는 것은 뜻있는 삶이 아니다. 그때 그곳에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그를 일으켜 세운다.

지금도 홀로 사는 나를 받쳐 주는 저력이 있다면 장경각 법보전에서 조석으로 기도하던 그 힘이라고 생각된다. 큰 법당에서 대중예불이 끝난 후 혼자 장경각에 올라가 백팔 배를 드리면서 기도하는 일로 그날의 정신적인 양식을 마련했었다. 기도는 꾸준히 지속하는 그 정진력에 의미가 있다. 어쩌다 도중에 한두번 거르게 되면 기도의 리듬이 깨뜨러지기 때문에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이 기회에 한 가지 권하고 싶은 말은 어떤 종교의 경전이든지 경전은 소리내어 읽어야 한다. 그저 눈으로 시치지만 말고 소리내어 읽을 때 그 울림에 신비한 기운이 스며있어 그 경전을 말한 분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우리가 적은 것을 바라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남들이 가진 것을 다 가지려고 하면 우리 인생이 비참해진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몫이 있다. 자신의 그릇만큼 채운다. 그리고 그 그릇에 차면 넘친다. 자신의 처지와 분수 안에서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진정한 부자다.

말씀(가르침)이란 그렇게 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의 삶에 이어지지 않으면 말이란 공허하다. 자기 체험이 없는 말에 메아리가 없듯이 그 어떤 가르침도 일상적으로 생활화되지 않는다면 무익하다. 그대가 서 있는 바로 지금 그곳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고 있다면, 그 자리에 좋은 말씀이 살아 숨쉰다. 명심하라.

주례사 中에서....

인간관계가 단절되는 것은 그 ‘신의’와 ‘예절’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화가 났을 때라고 말을 함부로 쏟아 버리지 말라. 말은 업이 되고 씨가 되어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결코 막말을 하지 말라. 둘 사이에 금이 간다. 누가 부부싸움을 칼로 물베기라고 했는가? 싸우고 나면 마음에 금이 간다. 명심하라. 참는 것이 곧 덕이라는 옛말을 잊지말라.

신혼부부에게 이 자리에서 숙제를 내 주겠다.

한달에 산문집2권과 시집1권을 밖에서 빌리지 않고 사서 읽는다. 산문집은 신랑 신부가 따로 한권씩 골라서 바꿔가며 읽고 시집은 두 사람이 함께 선택해서 하루 한 차례Tlr 적당한 시간에 번갈아 가며 낭송한다.


< 나의 감상 >

얼마전 우연히 서점에서 집어든 책 ‘일기일회(법정)’를 읽고 처음으로 법정스님을 알게 되었고, 참 많은 감명과 좋으신 말씀을 아주 조금이나마 가슴으로 읽을 수 있었다.

그렇게 법정스님과 처음으로 만난지 불과 몇 달이 되지 않아 입적을 하시게 된 것이 개인적으로 아쉽고 마음이 아팠다. 그 분의 다른 책을 하나 사서 다시 읽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법정스님의 말씀은 거의 비슷하게 몇가지로 통한다는 생각이다.

지나간 어제의 후회에 갇히지 말고, 오지도 않은 미래의 불안함에 묻히지 말고, 지금 이 때 오늘 이 순간순간을 살라는 말씀.

그리고, 자연..이 위대한 자연을 가까이 하고, 자연과 함께 하라는 말씀.

마음이든 물질이든 늘 비우라는 말씀 등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법정스님의 말 빚 때문에 유일하게 한번 서신 신혼부부의 주례사가 마음에 와 닿았다.

부부지간에 가장 중요한 것이 ‘신의’와 ‘예절’이라는..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어떠한 경우에도 부부지간에 막말은 하면 안된다는... 그 말이 곧 업이 된다는...

그리고, 산문집과 시집을 사서 같이 읽으라는 제안과 함께....

또한,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다”는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도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