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
지 은 이 |
박민규 | ||||
출 간 일 |
2004-8-12 | ||||
분 량 |
303쪽 | ||||
종 류 |
한국소설 | ||||
비 고 |
최 고 |
만 족 |
좋 음 |
보 통 |
기대이하 |
< 책 소개 >
"1할 2푼 5리의 승률로, 나는 살아왔다."
82년 성적 전기 10승 30패, 후기 5승 35패, 팀 최다 연패 기록 보유(18연패, 85년 3월 31일~4월 29일), 시즌 최소 득점(302점, 82년), 2사 후 최다 실점(7점, 82년 5월 16일 대 OB)...
'삼미 슈퍼스타즈', 프로야구 원년부터 85년 해체되기까지 우리 곁에 잠시 머물렀던 팀의 그야말로 '슈퍼'한 기록이다. 야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것이 '짜고 쳐도' 어려운 실로 놀라운 위업임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이들은 남부끄럽다며 기억하기도 두려워하는 '삼미'를 소설의 소재로 삼고, 심지어 상까지 거머쥔 작가가 있다. 바로 한겨레 문학상 8회 수상자인 박민규.
그는 포복 절도할 '삼미 슈퍼스타즈'를 통해 유년의 아픔, 성장의 고통, 상실, 자본주의 사회 비판, 삶의 가치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낸다. 딱히 머리 아픈 대목도 없다. (글쎄, 야구를 하나도 모른다면 야구 규칙이나 팀 이름 같은 것들이 좀 어려울 수는 있다) 도리어 사람 많은 데서 읽었다간 '실성한 사람' 취급 받기 딱 좋을만치 희안하게 웃기다.
작가는 이 책에서 이해할 수 없었던, 그러고 싶지 않았던 우리의 80년대를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법으로 이야기하고, "프로페셔널을 강권하는 2000년대"에 고작해야 1할 2푼 5리의 승률밖에 올리지 못하는 우리네 평범한, 그러나 남들은 '비루하다'고 폄하하는 삶을 긍정한다.
< 목 차 >
1. 그랬거나 말거나 1982년의 베이스볼
나는 소년이다.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믿거나 말거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말해다오 말해다오, 연안부두 떠나는 배야
회개하라, 프로의 날이 멀지 않았다
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그랬거나 말거나, 1983년의 베이스볼
1984년의 부메랑과 그해의 노히트 노런
무릎과 무릎 사이, 바이바이 슈퍼스타
2. 그랬거나 말거나 1988년의 베이스볼
나도야 간다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가을잎 찬 바람에 흩어져 날리면
하늘과 땅 사이에 꽃비가 내리더니
비 맞은 태양도 목마른 저 달도
젊음의 고난은 희망을 안겨주리니
빠빠빠 빠빠빠 빠빠빠빠빠빠
3. 그랬거나 말거나 1998년의 베이스볼
데드볼
투 스트라이크 스리 볼
일어나. 야구. 캐치볼. 하늘
투 스트라이트 포 볼
스텝 바이 스텝. 한 걸음씩 인생은 달라진다
뷰티풀 선데이, 시간은 흘러넘치는 것이다
경축. 삼미 슈퍼스타즈 팬클럽 창단
진짜 인생은 삼천포에 있다
삼미 슈퍼스타즈 VS 프로 올스타즈
< 줄 거 리 >
주인공은 인천에서 막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때, 마침 프로야구 개막으로 연고지를 인천으로 하는 삼미 슈퍼스타즈에 열광하는 소년으로 시작한다.
82년 창단, 85년 해산! 우리의 삼미는 많은 기록을 갖고 있다. 기별최저승률 0.125 팀 최다실점, 시즌 최소득점, 시즌 최소타점 및 루타, 시즌 최다실점투수 등 그야말로 최악의 팀 중 최악의 팀이다.
주인공은 삼미가 해체되던 해, 프로의 세계를 깨닫게 되었다. 확실히 평범하다면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야구를 한 삼미가 그토록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팀으로 모두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걸까? 결론은 프로였다. 실로 냉엄하고 강자만이 살아남고, 끝까지 책임을 다해야 하고, 그래서 아름답다고 하며, 물론 정식 명칭은 ‘프로페셔널’인 세계에 무턱대고 발을 들여놓았던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 인간이 평범한 인생을 산다면, 그것이 비록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인생이라 해도 프로의 세계에서는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삶이 될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16살의 주인공은 삼미가 해체되던 해, 이런 무서운 프로의 세계의 법칙을 깨닫고, 공부에 매진하여 일류대에 들어가게 된다. 그럭저럭 대학을 다니다, 사랑도 하게 된다.
그의 대학생활은 리포트를 내라면 내고, 출석을 부르면 대답을 하고, 시험을 치라면 치고, 방학이 되었다면 고개를 끄덕이고 또 그런 연극들의 막 사이사이에서 그녀와 섹스를 했다. 그녀가 결혼한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사실 그는 그녀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그녀와 헤어진 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상한 일이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것이다. 그녀 역시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을게 분명하다.
그리고 군대를 가고 제대를 하여,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의 복학 대학생활에서의 유일한 낙은 여관이나 사창가를 찾아 여자를 사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의 대학생활은 끝났고, 그는 일류대라는 특수효과로 대기업에 취직을 하게 된다.
직장에서 4년간 새벽에 집을 나가 자정을 넘겨 집에 들어오는 생활의 연속...그리고 IMF.
그에게 1988년은 야구로 치자면 데드볼의 시기였다. 그는 이혼을 했고, 실직을 했다.
그리고, 그에게 불쑥 찾아온 그의 단짝 조성훈은 그에게 지금 이 상황은 투 스트라이크 쓰리볼에서, 들어온 공이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하냐고, 그래서 삼진이고 끝장이다고 생각하냐고? 아니라고, 그 볼은 볼이었다고 하며, 이제는 1루로 진루해서 쉬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그 둘은 삼미슈퍼스타즈의 팬클럽을 창단하며,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받기 힘든 공은 받지 않는 그야말로 삼미의 정신을 계승(?)한 야구를 한다.
그렇게 지나면서......주인공은 헤어진 아내와 다시 재결합을 하게 된다....
< 나의 감상 >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읽고 처음으로 박민규란 작가를 접했다. 약간은 지루하기도 했지만, 특유의 그의 소설에서 느껴지는 감흥에 취해 그의 전작, 이 책을 선택했다.
죽은 왕녀...가 모두가 예쁜여자만을 부러워하며, 평범한 사람들이 불행해 하는 것은 정말 잘못된 삶이라는 것을 말하였다면, 삼미...는 모두가 프로를 부러워하며, 평범한 아마추어는 불행하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삶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소재는 다르지만, 모두 사회의 마이너들..또는 평범한 사람들편에 선 이야기다.
1980년대에 프로야구와 함께 들어온 “프로”의 세계...단지 평범해서는 치욕적으로 될 수 밖에 없는. 아마추어의 세계에서는 삼미는 평범한 팀이었을지 몰라도, 프로의 세계에서는 치욕적인 팀이 될 수 밖에 없는 냉엄한 프로의 세계...
작가는 과연 그런 프로의 세계, 프로의 법칙이 진정한 행복인가에 대해서 묻고 있다.
우리 모두가 프로를 쫓아가지만, 진정한 행복은 아마추어에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아마추어에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진정으로 외향에 비추어지는 삶이 아닌, 자신의 주체성을 갖고 사는 삶이 아닐까? 작가는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난, 이 책에서, 주인공이 이혼과 실직을 했을 때, 그때 들어온 공이 투스트라이크 쓰리볼에서, 스트라이크여서 삼진이고 끝장이 아니라, 바로 그때 들어온 공은 볼이었으니, 1루로 진루해 이젠 쉬라는...조성훈의 말에 참 공감이 갔다.
그리고, 주인공의 대학생활.....리포트를 내라면 내고, 방학이 되었다면 고개를 끄덕이고, 그런 사이, 오랫동안 만나왔지만 서로에 대해 결국은 아무것도 몰랐던 여자와 섹스를 하고, 복학후에는 일류대라는 프리미엄이 주는 아르바이트 비용으로 사창가를 찾아 배회하며 여자와 섹스를 하는 유일한 낙으로
그렇게 대학4년을 보내고, 일류대라는 특수효과로 직장에 들어가, 정신없이 직장생활4년간을 한 주인공...
그에게 있어서 8년이란 기간은, 과연 어떤 기간였을까?
정말로 허무한 기간이었을 뿐이다. 자기자신이란 정체성은 없고, 그저 흘러가는데로 대학을 보내고, 섹스만을 위해서 진정한 사랑도 못해보고, 직장에 들어가서는 어쩔 수 없이 정신없이 일하는...
주인공에게 있어서 8년이란 시간은 아무런 주체성과 삶의 줏대도 없이 그저 덧없이 흘러간 시간일 뿐이었다. 단지, 일류대라는 특수효과 하나만으로 겉치장만 번지르르한...
아마, 작가는 이것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정말,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심각하게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은 대학4년은 누구도 공부하라고 하지 않았으니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이고, 직장4년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짤리니 열심히 한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것은 없었다. 단지 외부의 환경에 따라, 그냥 흘러간 것일뿐.....
주인공에게 있어서, 8년이란 시간은 무엇이었을까?
작가가 말하는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의 삶을 살라는 의미는, 외향적인 모습 및 조건이 행복이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과 주체성을 갖고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아마추어의 삶이고 그것이 행복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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