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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추천 책

공무도하 - 김훈(한국소설)

by 책과 피아노 2010. 1. 9.

제    목

공무도하

지 은 이

김훈

출 간 일

2009-10-6

분    량

328쪽

종    류

한국소설

비    고

최 고

만 족

좋 음

보 통

기대이하

 

 

< 책 소개 >

<칼의 노래>, <남한산성>의 작가 김훈의 신작 장편소설. <공무도하>는 작가로서보다 기자로서 더 많이 살아온 김훈이 기자의 눈으로 보고, 작가의 손끝으로 풀어낸 우리 삶의 이야기다. 첫 장편 <빗살무늬토기의 추억>과 단편들을 제외하면 작가는 언제나 과거 안에서 현재를 이야기해왔다. 이제 그가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공무도하'는 옛 고조선 나루터에서 벌어진 익사사건이다. 봉두난발의 백수광부는 걸어서 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 죽었고 나루터 사공의 아내 여옥이 그 미치광이의 죽음을 울면서 노래했다. 백수광부의 사체는 하류로 떠내려갔고, 그의 혼백은 기어이 강을 건너갔을 테지만, 나의 글은 강의 저편으로 건너가지 못하고 강의 이쪽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한국매일신문 사회부 기자, 문정수. 물밑 펄에 널려 있는, 미군 폭격기와 전투기들이 쏟아낸 포탄 껍질과 탄두를 건져올려 팔며 살아가는 장철수…. 이들이 모여들어 또다른 사건들을 만나게 되는 조그만 바닷가 마을 '해망'. 작가는 소설을 통해 결국 인간 삶의 먹이와 슬픔, 더러움, 비열함,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희망'을 보여준다.


<작가 소개>

소개 :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휘문고등학교를 거쳐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다가, 영문학에 심취 영문과로 전과했으나, 경제적/가정환경 등의 이유로 4학년때 중퇴하였다. 군대 제대 이후 1973년 한국일보에 입사하여 초창기 사회부 기자로 현장을 주로 취재했다. 후일 당시 선배 장명수의 권유로 박래부와 함께 문학기행 등을 통해 글 잘쓰는 기자로 통하게 됐다. 그 외에도 시사저널, 국민일보, 한겨레 신문 등에서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하였다. 1999년 9월부터 2000년 8월에는 한국일보 편집국 편집위원, 2000년 6월 시전문계간지 편집위원을 지냈다.

<칼의 노래>로 2001년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고, 단편 <화장>으로 2004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언니의 폐경>으로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2007년에 <남한산성>으로 대산문학상을 받았다. 기자로서는 2002년 서울 언론인클럽 언론상 기획취재상을 받았다.

 

< 줄 거 리 >

공무도하에는 꽤 많은 인물들이 나온다.

신문사 기자인 문정수, 출판사의 편집자 겸 디자이너인 노목희, 한때 노학연대 운동을 했던 장철수, 서울에 두고 온 아이가 개에 물려 아이를 잃은 오금자, 딸 아이를 방조제 공사장에서 잃은 방석천, 전직 소방대원 박옥출, 베트남 여인 후에...

출판사에서 일하는 노목희는 서울에 살고 있지만 얼마전 홍수로 돌아갈 고향이 사라졌고, 그녀의 대학선배인 장철수는 한때 노학연대의 운동을 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지만 검거된 후 함께 운동을 하던 사람들의 행적을 넘기는 댓가로 구속을 면하고 고향인 창야를 떠나 해망으로 오게되고, 서울에 아이를 남겨둔채 고향인 해망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오금자는 아이의 사망소식을 듣고 종적을 감추고, 공사용 차량에 딸을 잃은 방석천은 위자료를 남모르게 수령해 고향인 해망을 떠난다. 소방대원 박옥출은 소방대원을 하면서 화재현장에서 몰래 챙긴 엄청난 귀금속을 갖고 서울을 떠나 해망으로 향하고, 베트남 여인 후에는 지참금을 받고 결혼해 해남으로 와있다.

이렇듯 “해망”이라는 가상의 지역은 이러한 등장인물들이 모이는 곳이다.

고향인 창야에서 떠나 해망으로 온 장철수는 팔고 반쪽남은 신장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갈 것이고, 해망에서 딸을 잃은 방석천은 딸 아이의 목숨값으로 어딘가에서 삶을 연명하고, 소방대원 박옥출은 못쓰게된 자신의 신장대신 다른 사람의 신장을 부정한 돈으로 값을 치룬후 다시 인생을 살 것이고....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작가는 이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강 이쪽편의 현실과 세상, 그리고 인간에 대해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문정수를 통해서는 각자 처절한 고통을 가지고 있지만 기사거리가 될 것인가와 아닌가에 의해 가치 있는 것과 아닌 것으로 구별되는 세상의 무심함을, 문정수의 애인 노목희를 통해서는 그러한 정수를 위로하는 인간애와 그럼에도 자신의 갈길을 떠나는 냉정함을, 동료를 고발하고 자신의 안전을 도모했던 철수를 통해서는 양심과 자기 중심의 인간의 모습을, 아이를 잃은 오금자와 방석천을 통해서는 혈연마저도 자신의 삶 앞에서 벗어야 하는 냉정함을.....

이렇듯, 한가지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강을 건너지 못하는 현실에 사는 사람들의 머뭇거림과 비루함을 담담히 말하고 있는 소설이란 생각이다.


< 나의 감상 >

이 책의 제목인 ‘공무도하’는 옛 고조선 나루터에서 벌어진 익사사건이다. 백수광부는 걸어서 강을 건너려다 물에 빠져 죽었고, 나루터 사공의 아내 여옥은 그 미치광이의 죽음을 슬퍼하며 공무도하가를 불렀다. 이 책의 모티브는 바로 여기서 가져왔다.

강의 이쪽편이 혹독한 현실세계라면 저편은 피안이라고 믿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저 미치광이였을 뿐인가? 그래, 강의 저 너머가 아닌 이쪽편에서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 그것이 인생이 아니던가? 책에는 대게 이런 맥락이 숨어 있는듯하다.

그러나, 내가 한 번도 이 작가를 접해본 적은 없지만, ‘김훈’이라는 이 작가의 명성에 비해서, 너무나 실망스러운 소설이다. 이 소설은 서사적 구성도 명료한 주제의식도 없다. 그저, ‘현대사회의 건조한 관계나 기계적으로 물질화된 일상에 대한 작가 아니 신문기자의 시선’정도라면 적당할 듯 하다. 이 소설이 현대사회의 병리적 현상들을 정면으로 드러내고자 했다면, 서사성이 너무 부족하다.

서사성이 부족하다? 이 말은 이 책에는 목차도, 소제목도 없다. 사건도 없고 주인공도 딱히 없다. 등장하는 주요인물은 물론 있지만, 적당한 때에 나타나 적당한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전해주고 적당할 때 사라진다. 매일매일 사건이 벌어지지만 별로 달라질 것 없이 흘러가는 사람들의 인생과 세상처럼 말이다. 너무나 사실적인 사건들을 너무나 건조한 문체로 그냥 담담히 관찰하고만 있을 뿐이다.

김훈이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는 나로서는 참 실망스럽다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