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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정유정) -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by 책과 피아노 2009. 6. 23.

제    목

내 심장을 쏴라

지 은 이

정유정 (은행나무)

출 간 일

2009-05-27

분    량

346쪽

종    류

한국소설

비    고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책 소개>>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정유정의 장편소설『내 심장을 쏴라』. 정신병원을 무대로, 운명에 맞서 새로운 인생을 향해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는 두 남자의 치열한 분투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가는 폭넓은 취재를 바탕으로 현장의 리얼리티를 생생하게 살렸다. 치밀한 구성과 속도감 있는 문체, 곳곳에 배치된 블랙 유머가 돋보인다.


이 소설은 세계문학상 심사위원들로부터 '뜨거운 감동과 생에 대한 각성이 꿈틀대며, 희망에 대한 끈을 다시 움켜잡게 만드는 마력이 깃든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수명과 승민. 안으로만 도망치던 수명은 밖으로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승민과 얽히면서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오늘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수명과 승민을 통해, 작가는 숨거나 도망치지 말고 세상에 당당히 맞서라고 이야기한다.


<<저자 소개>>

전남 함평 출생. 광주기독간호대학을 졸업하고 간호사와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심사직으로 근무했다. 2001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해 2007년 삼 년에 걸친 구상과 집필 끝에 탄생한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로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을 수상,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등단 이후 쏟아지는 원고 청탁을 거절하고, 치밀한 자료조사와 취재를 바탕으로 <내 심장을 쏴라> 집필에만 몰두해 다시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들로부터 강렬한 주제의식과 탁월한 구성, 스토리를 관통하는 유머와 반전이 빼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출간작으로는 《열한 살 정은이》, 《이별보다 슬픈 약속》, 《마법의 시간》 등이 있다.


<<책 내용>>

프롤로그

1부 덤 앤 더머

2부 수리 희망병원

3부 광란자

4부 내 심장을 쏴라

에필로그

제5회 세계문학상 심사평

제5회 세계문학상 심사과정

작가의 말


<<나의 감상>>


- 줄 거 리 -


이 소설은 “수명”과 “승민” 두 남자의 정신병원 탈출기다.

소설 주인공 수명은 엄마의 죽음으로 분열된 자아의 목소리를 듣게되며, 어찌보면 일종의 자폐적 증상을 갖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정신병원을 입퇴원하던 수명은 어느날 성추행범으로 몰려 “수리 희망병원”이라는 곳에 보내진다.

수명이 수리 희망병원에 들어가는 같은 날 들어온, 승민은 재벌2세의 삼남이라는 소외된 삶과 움직이는 물체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자신의 환계를 강아지 꼬리를 태우는 불놀이에서 시작해 별장을 태우는 방화로 어린시절 운명에 맞서왔다. 그를 아끼던 비서실장의 선택으로 외국으로 도피한 그는 행글라이더 비행을 배우며 세계 최연소 우승자가 되기도 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막대한 유산이 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하루만 귀국했다 떠나려다, 장남과 차남사이의 권력다툼에 휘말려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이외에도, 조울증으로 들어온 “김용”, 말과 함께 곡예를 통해 기립박수를 받았던 삶을 잊지하고 늘 다른 환자의 등에 업혀있는 “만식”, 사랑하는 지은의 고통스러운 위기를 구해주지 못한 자책감으로 자신의 이를 뽑는 “한이” 등 환자들을 통해 정신병원 내에서의 생생한 모습을 엿볼수 있게 된다.

승민의 탈출작전과 이를 돕는 수명...승민은 눈이 멀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기 이전에, 단 한번만이라도 행글라이더를 타기위해 탈출을 시도, 성공한다.

“날고 있는 동안 나는 온전히 나야. 어쩌다 태어난 누구누구의 혼외자도 아니고, 불의 충동에 시달리는 미치광이도 아닌, 그냥 나. 모든 족쇄로부터 풀려난 자유로운 존재, 바로 나....” 승민의 이 말이 행글라이더를 타기위해 탈출한 모든 것을 한마디로 대변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 감    상 -

이 책에서, 수명이 자폐적 증상 등 정신병을 갖게 된 이유가 소설 마지막에 나온다. 주인공 수명은 자신의 실수로 엄마가 죽었음에도, 이를 직접적으로 인정하고 대면하는 것이 두려워 피하지 못한 우울한 결과로부터 늘 도망치려 하는 모습을 갖게 된다. 어찌보면, 이와는 반대로 눈이 멀어가는 절망의 나락이라는 순간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인생을 상대하는 승민의 모습은 극과 극 대조를 이룬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어찌보면, 자신이 인정할 수 없는 현실을 외면한다고 해서 도망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그렇게 도망쳐서 수명에게 돌아온 것은 무엇인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주인공 수명의 환청 부분이다.

수명은 자신의 마음을 누구에게도 열지 않았고, 그 누구도 수명의 마음을 보듬어 주지 않았던 중에, 수명 자신의 내부에 가상의 인물이 나타나게 되며, 그는 수명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고, 최고라고 말해주고 인정해 준다. 수명은 자신이 유일하게 마음을 연 가상의 인물을 잃을까 두려워 점점 그에게 빠져든다. 하지만, 그는 점점 더 수명에게 가혹한 일을 시키며, 이를 이행치 않았을 때는 수명을 외면한다. 수명은 그를 잃기가 두려워 그의 말을 따르지만, 또한, 죄책감도 커져가는 것이 교차된 마음이다.

어찌보면, 중독은 그런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처음엔 그의 말을 다 들어주고 인정해 주어, 절대 자신을 떠나지 못하게 만들어 놓고선, 점점 우리(나)를 파괴해 가는... 우리(나)는 파괴되어가는 자신을 보면서도 그토록 자신을 인정해 주던 그와의 관계를 끊는 것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계속 끌려가는....그것이 중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1억원...상금이 많기로 유명한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데, 나에게는 그냥 그런 소설로 느껴지는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