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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독서노트

죄와 벌 (도스토옙스키)

by 책과 피아노 2023. 2. 27.

지은이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옮긴이 이규환

출판사 : 푸른숲주니어

읽은때 : 20231(출판 200912/ 원제 1866)

페이지 : 356


책소개

19세기, 농노제가 폐지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한 젊은이의 살인, 그리고 구원에 이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성의 횡포로 살인을 저지르고, 사랑의 힘으로 구원받은 한 젊은이의 고난의 기록이자 세기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이 문제작이 청소년 맞춤형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인간의 심연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악마적 작가라고까지 불리는 도스토옙스키.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죄와 벌>은 필독서 목록에 자주 등장하는 걸작이다. 그러나 긴 분량, 난해한 관념들의 나열, 상투적인 번역투, 문어체의 서술 때문에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작품이었다. ‘징검다리 클래식<죄와 벌>은 깔끔하고 유려한 문체, 익숙한 언어들로 번역하여 고전에 대한 공포를 덜 수 있도록 돕는다.

주인공은 지적이고 오만한 대학생으로, 자신은 대다수의 사람과 분명히 구별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서슴없이 전당포 노파를 사회에 불필요한 존재, 죽어도 괜찮은 존재로 여겼다. 그런데도 막상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는 심한 마음의 고통을 겪는다.

이런 그의 인간성을 끄집어낸 사람은 가장 천대받는 계층의 여자인 소냐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소냐의 맑은 영혼에 감동하여 자수하고, 후에도 소냐의 사랑에 힘입어 죄를 뉘우친다. 철저히 무너져 가던 주인공을 구한 것은 그의 마음속에 있던 인간다움, 그리고 사랑이었던 것이다.


지은이

1821년 모스크바에서 의사였던 아버지와 신앙심이 깊은 어머니 슬하의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다. 공병학교를 졸업하였다. 1842년 소위로 임관하여 공병 부대에서 근무하다 1844년 문학에 생을 바치기로 하고 중위로 퇴역한다.

도스토옙스키는 톨스토이와 투르게네프 같은 작가들과는 달리, 유산으로 받은 재산이 거의 없었기에 유일한 생계 수단이 작품을 쓰는 일이었다.

1849423일 페트라솁스키 금요모임사건으로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는다. 사형집행 직전 황제의 사면으로 죽음을 면하고 시베리아에서 강제노역한다. 18541월 강제노역형을 마치고 시베리아에서 병사로 복무한다. 18581월 소위로 퇴역하고 트베리에서 거주하다 185912월 페테르부르크로 이주한다. 1857년부터 불행한 결혼생활을 함께했던 아내 마리야 이사예바가 18644월 폐병으로 사망한다. 그해 6월 친형이자 동업자였던 미하일이 갑자기 사망한다.

1866년 잘못된 계약으로 급히 소설을 완성해야 했던 작가는 속기사 안나 스니트키나를 고용하여 도박사죄와 벌을 완성하고 이듬해 18672월 속기사와 두 번째로 결혼한다. 1867년 아내와 함께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럽의 여러 도시를 떠돌며 백치, 영원한 남편, 악령등을 쓴다. 해외에서 거주하는 동안 세 아이가 태어난다.

작가가 46세일 때 태어난 첫 달 소피야는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사망한다. 작가에게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 안나 스니트키나는 작가의 마지막 날까지 든든한 옆지기로 남는다.

1881128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2부를 구상하고 있던 도스토옙스키는 앓던 폐기종이 악화되어 숨을 거둔다. 188121일 장례식을 찾은 6만여명의 인파가 떠나는 작가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다. 도스토옙스키는 현재 상트페테르부르크 티흐빈 묘지에서 안식하고 있다. 대표작은 가난한 사람들, 백야, 분신,죽음의 집의 기록, 지하에서 쓴 회상록, 도박사,죄와 벌, 백치, 악령, 미성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등이 있다.


나의 감상

원 고전이 아닌 청소년을 위한 문학책인 다소 짧은 책으로 읽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작가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라든가 등 이 작품이 정말 훌룡한 고전인지 나에겐 다가오지 않았다.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가 전당포 노파를 살해한 것은 부조리를 바로잡고 악을 없앤다는 자신의 신념과 자신은 평범하지 않은 비범한 사람으로 그걸 행하겠다는 생각의 한축과 또 다른 축은 가난속에서 돈많은 전당포 노파의 재산을 어려운 이들에게 나누어주겠다는 대의. 그 두가지였다.

그러나, 그는 노파의 순수한 여동생을 본의 아니게 살해하게 되었고, 또 노파의 돈은 땅에 묻고 쓰지도 않았다. 결국 그는 그 두가지를 모두 본인의 뜻대로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그는 살해후 불안감, 초조함, 양심의 가책, 혼란, 고독감에 빠져 지내게 된다.

결국 그의 신념은 허상이고 관념일 뿐이었던 것 같다.


책내용(줄거리)

배경은 찌는 듯이 무더운 7월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센나야 광장 뒷골목.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자존심이 강하고 고결한 성품의 청년(대학생)이지만, 방세는 물론 끼니조차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부조리를 바로잡고 악을 없개이 위해 전당포 노파인 알료나 이바노프나를 살해할 계획을 세운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미리 방의 구조도 알아볼 겸 전당포에 은시계를 저당잡히고 술집에 들렀다가 술주정뱅이이자 퇴역 관리인 마르멜라도프를 만난다. 그는 가족의 유일한 생계 수단인 월급은 물론이고, 폐병을 앓는 계모와 배다른 동생들을 위해 몸을 파는 딸 소냐의 돈까지 몽땅 술로 바꿔 마셨다고 떠들어댄다. 라스콜리니코프는 술에 잔뜩 취한 마르멜라도프를 집에 대려다 주면서 가난과 알코올 중독, 병으로 신음하는 가정의 끔찍한 생활을 목격하게 된다.

한편, 그는 고향에서 어머니가 보낸 편지를 통해 여동생 두냐가 가정교사로 일하던 스비드리가일로프의 집에서 수모를 당하고, 자신과 어머니를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 루진과 결혼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라스콜리니코프는 동생이 탐욕적이고 속물스러운 사람과 결혼하겠다는데도, 당장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거리를 헤멘다.

그는 결국 자신의 신념을 증명하기 위해 사회 악이라고 여겨지는 전당포 노파를 무참히 살해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노팡의 여동생까지 죽이게 된다. 노파의 여동생은 사호부조리속에서 보호받아야 할 선량한 존재였다. 그러므로, 두 번째 살인은 라스콜리니코프가 생각했던 이상 실현과 너무나 거리가 먼 것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고, 언제든 경찰이 자신을 잡으러 올 것이라는 불안감 속에서 살게 된다.

그는 사람을 죽였다는 불안감 때문에 열병에 걸려 혼수상태에 빠지고, 겨우 잠에서 깨어나 소환장을 받고 경찰서로 간다. 방세가 몇 달쨰 밀리자 하숙집 주인이 예젠어 그에게서 받은 차용 증서를 근거로 빚 독촉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경찰서장과 부서장이 전당포 노파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자마자 정신으 잃고 쓰러진다. 그 바람에 경찰이 자신을 의심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그즈음 그를 특히 괴롭혔던 것은 이상과 현실사이의 괴리감이었다. 스스로를 나폴레옹과 같은 비범한 인물로 생각하고 행동한 그 순간, 그는 자신이 노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인간임을 깨닫게 된다. 이로 인한 고통에 그는 이 세상에 진실을 털어놓을 상대가 아무도 없다는 고독감에 빠진다. 그는 가까운 친구는 물론이고, 가족과도 멀어지면서 점점 더 고립되어 간다. 한편, 그는 노파 살인 사건을 수사중인 예심 판사 포르피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가 자신을 범인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즉감적으로 느낀다.

그가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결정적 계기는 돈이다. 그러나 돈이 그의 범죄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거기에는 자신의 이론을 스스로 증명해 내고 싶었던 욕망이 숨어 있다. 그가 논문 범죄에 대하여를 통해 밝힌 이론에 따르면, 세상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과 비범한 사람으로 나뉘며, 그는 비범한 사람은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법률에 방해받지 않고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권리를 지녔다고 주장한다. 사회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노파를 살해함으로써 가난 때문에 뜻을 펼치지 못하는 청년들이 부활할 수 있다고 믿은 것, 이런 행동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 구원하려 했던 불쌍한 사람 중 한명인 리자베타까지 살해한 것으로 보아, 가의 논리는 그저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웅적인 행동이라고 믿었던 살인 직후부터, 그는 생각지 못한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워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