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출판사 : 인플루엔셜(주)
페이지 : 336쪽
출판일 : 2014. 11. 17 (읽은때 2020.1)
책소개
2014 아마존 일본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미움받을 용기>는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하는 책이다.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일본의 제1인자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명 해석과 베스트셀러 작가인 고가 후미타케의 맛깔스러운 글이 잘 결합되어 새로운 형식을 선보인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우리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플라톤의 명저 『대화편』을 차용한 구성으로 마치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어 쉽고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으며, 생동감마저 느껴진다.
첫 번째 밤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두 번째 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세 번째 밤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네 번째 밤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다섯 번째 밤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의 순서로 진행되는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는 점점 긴장을 불러일으키며 재미를 더한다. 특히 철학자의 주장에 이어지는 청년의 반박이 공감대를 한껏 불러일으킨다.
이 책을 감수한 문화심리학자이자 『남자의 물건』의 저자인 김정운 교수도 “이 책은 다르다. 윽박지르지 않고, 논리적으로 조곤조곤 따진다. 책 속의 청년처럼 ‘이건 또 뭔 소리지?’ 하는 의문이 자주 든다. 그리고 저자의 논리와 부딪히면서 책을 읽게 된다.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책내용
이책은 20세기 초반 아들러심리학 이론을 기시미이치로의 탁월한 해석으로 이야기한 책이다. 프로이트식 원인론을 아들러식 목적론으로 설득력 있게 뒤짚는다. 아들러의 개인적심리학에 기초하여, 인생의 과제, 인정욕구, 과제의 분리, 타자공헌, 공동체감각과 같은 개념들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밤,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자네가 불행한 것은 환경탓이 아니고, 자네의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라네. 자네에게는 그저‘용기’가 부족한 것뿐이야”
아들러심리학에서는 원인이 아니라 현재의 목적을 본다. 그러니까 몇 년째 자기방에 틀어박혀서 지내는 그 친구는 불안해서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바깥에 나갈수 없다는 목적이 먼저고, 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불안과 공포 같은 감정을 지어내는 거지.
아들러는 트라우마 이론을 부정하면서 이렇게 말헀네.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서 받은 충격(트라우마)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짓는 것이다라고.
인간은 과거의 원인에 영향을 받아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한 목적을 향해 움직인다. 이것이 철학자의 주장이었다.
자네는 지금 행복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네. 삶이 힘들게 느껴지고, 심지어 다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 하지만, 지금 자네가 불행한 것은 자네 손으로 불행한 상태를 선택했기 때문일세. 소크라테스의 역설로 알려진 말, 누구도 악을 원하는 자는 없다는 말을 들어보았지. 모두가 도덕적인 의미에서는 선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득이 된다는 의미에서 선을 택해서 행동하지. 결국, 자네는 인생의 어느단계에선가 불행한 상태를 택했어. 불행한 운명으로 태어나서 그런것도 아니고, 불행한 상황에 처해서 그런것도 아닐세. 단지, 불행한 상태를 자신에게 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지.
자네는 바꾸지 못하는게 아니야. 인간은 어제든, 어떤 환경에서든 변할 수 있어. 자네가 변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이네. 자네가 생활양식을 바꾸지 않겠다고 끊임없이 결심해왔기 때문이란 말일세.
왜일까? 조금 불편하고 부자유스럽긴 해도, 지금의 생활양식에 익숙해져서 이대로 변하지 않고 사는 것이 더 편하니까. 이대로의 나로 살아간다면 눈 앞에 닥친 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리고 그 결과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경험을 통해 추측할 수 있어. 따라서, 이대로의 나로 사는 편이 편하고, 안심되는 것이지.
결국, 생활양식을 바꾸려고 할 때는, 큰 용기가 있어야 하네.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이냐, 변하지 않아서 따르는 불만을 선택할 것인지. 자네가 불행한 것은 과거의 환경 탓이 아니네. 그렇다고 자네의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지. 자네에게는 그저 용기가 부족한 것 뿐이야. 말하자면, 행복해질 용기가 부족한 거지.
그렇다면 자네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얼까?
바로 지금의 생활양식을 버리겠다고 결심하는 걸세. 이를테면 자네는 만약 홍길동처럼 될 수 있다면 행복해질수 있다라고 말했네. 그런 식으로 만약—였더라면이라고 하는 가능성 속에서 사는 동안에는 절대 변할 수 없더. 왜냐하면 자네는 변하지 않을 핑계로 만약 홍길동처러 될수 있다면 이라고 말한 거니까.
자네는 자네인채로 그저 생활양식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 걸세.
지금까지의 인생에 무슨 일이 있었던지 앞으로의 인생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라고 말해주는 거지.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여기를 사는 자네라고 말일세.
두 번째 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아들러는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다라고 단언했어. 이는 아들러 심리학의 근저에 흐르는 개념일세. 개인에 국한된 고민, 이를테면 내면의 고민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아. 어떤 종류의 고민이든 거기에는 반드시 타인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
모든 인간은 무기력한 존재로 이 세상에 태어났네. 그리고 무기력한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보편적인 욕구를 갖고 있지. 이를 아들러는 우월성 추구라고 했네. 우리사회에서는 열등 콤플렉스라는 말과 열등감이 같은 말처럼 쓰이고 있지만 이는 분명 다르다네.
열등감은 노력과 성장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지. 가령 나는 학력이 낮다, 그러니 남보다 몇 배 더 노력하자라고 결심한다면 그건 열등감이겠지. 그러나, 열등 콤플렉스는 자신의 열등감을 변명거리로 삼기 시작한 상태를 가리킨다네. 나는 학력이 낮아서 성공할 수 없다거나, 나는 못생겨서 결혼을 할 수가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지.
이건 무늬만 인과법칙인거야. 원래는 어떤 인과관계도 없는 것을, 마치 중대한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스스로에게 설명하고 납득한다고 말이야. 내가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한 탓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었네. 프로이트의 원인론 과점에서 보자면 부모의 이혼은 큰 트라우마이자, 그 사람의 결혼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지. 하지만 아들러는 목적론적 입장에서 그것을 무늬만 인과법칙이라며 경계했네.
자네는 나는 학력이 낮아서 성공할 수 없다라고 생각했다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고 싶지 않은 것이고 그 핑계로 학력이 낮다는 것을 내세운 것으로 봐야해. 결국 자네는 한 발 앞으로 내미는 것이 무서운 거지. 현실적인 노력을 하고 싶지 않고, 지금 누리고 있는 즐거움(놀거나, 취미활동을 하는 것)을 희생해서까지 변하고 싶지 않다. 즉, 자네의 생활양식을 바꿀 용기가 없는 거라네. 자네는 결국 다소 불만스럽고 부자유스럽지만 지금 이대로가 편한거지.
또한, A라서 B할수 없다고 말하는 열등콤플렉스를 가진 자는 A만 아니면 나는 유능하고 가치있는 존재라는 것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것이지. 좀 전에 말한 학력이 낮아서 성공할 수 없다라는 것을 바꾸어 말하면, 학력만 높으면 쉽게 성공할수 있다라는 뜻이 되기도 하지. 결국, 자신의 유능함을 암시하는 거야. 지금은 학력이라는 덮개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진정한 나는 우월하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거지.
이것이 발전하면 우월 콤플렉스라고도 하는데, 마치 자신이 우월한 것처럼 행동하며, 거짓 우월성에 빠지는 단계로 넘어가지. 또는 권위부여로 나타나기도 하지. 예를들면 자신이 권력자(반장, 저명인사 등)와 각별한 사이라는 걸 어필함으로써 그를 통해 자신이 특별한 존재인 것처럼 행사한다거나, 경력을 속이거나, 옷이나 장신구 등 브랜드 제품을 과시하는 것도 일종의 궈위 부여라 할 수 있지.
결국, 권위의 힘을 빌려서 자신을 포장하는 사람은 결국 다른 사람의 가치관에 맟춰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게되지.
일부러 말로 자랑하며 뽐내는 사람은 외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다는 걸 알아두게. 아들러도 분명히 지적했지만, 만약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열등감을 느끼는 것에 불과한 것이야.
이번 챕터의 앞부분에서 말한 열등감, 우월성 추구는 남보다 우월하려는 욕구, 다른사람을 넘어뜨리면서까지 위로 올라가려는 욕구를 떠오르기 쉽네. 하지만, 아들러가 말한 우월성 추구란 자신의 발을 한발 앞으로 내디디려는 의지를 말하는 거지, 남보다 더 높은 곳으로 가려고 경쟁하려는 의사가 아닐세. 건전한 열등감은 타인과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나와 비교해서 생기는 것이라네.
다시말해, 나는 누군가와 경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의 나보다 앞서 나가려해야 하고, 그것이야말로 가치가 있는 것이라네.
왜냐하면, 인간관계의 중심이 경쟁에 있다보며, 인간은 영영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행을 벗어날 수 없다네. 자네가 주면 사람들에게 경쟁 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하세. A는 명문대학에 들어갔고, B는 대기업에 취직했고, C는 아름다운 여성과 사귀고 있어. 그에 비하면 나는요 이 모양이네요. 이런식으로 말이야. 경쟁이나 승패를 의식하면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이 열등콤플렉스야. 늘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며 이 사람에게는 이겼어, 저 사람에게는 졌어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지. 이렇게 되면 자네를 제외한 모든 사람을 적으로 느끼게 된다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인간은 누군가와의 경쟁이 아니라 지금의 나보다 한발 앞서나가려해야 한다는 걸 명심하게.
화제를 조금 바꾸어 다른 이야기를 해보지.
자네가 어떤 사람으로부터 만약 면전에서 욕을 먹었다면 그 사람이 숨겨놓은 목적이 뭔지 생각할 걸세. 면전에서 욕을 먹었을 뿐 아니라 상대의 언동으로 진짜로 화가 났을 때는 상대가 권력투쟁을 위해 싸움을 거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즉, 이기고 싶은 거지. 이겨서 자신의 힘을 증명하고 싶은 걸세.
가령 자네가 친구와 요즘 정치 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하세. 머지않아 논쟁이 가열되면서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언쟁이 계속되고, 결국 상대방이 인신공격을 하기에 이르렀네. 그러니까 너가 멍청한 거야. 너 같은 놈들 때문에 이 나라가 변하지 않는거야 등. 이런 경우 상대의 목적은 무엇일까? 단순히 정치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싶었던 걸까? 아니지. 상대방은 그저 자네를 비난하고 도발하고 권력투쟁을 함으로써 자네를 굴복시키고 싶은 걸세. 여기서 자네가 화를 내면 두 사람은 권력투쟁에 돌입하지. 그러니, 어떠한 도발에도 응해서는 안돼.
설사 자네가 말싸움에서 이겼다고 하세. 그리고 패배를 인정한 상대방이 깨끗이 물렀났다고 치자고, 하지만 권력투쟁은 거기서 끝나지 않아. 싸움에서 진 상대는 복수 단계로 돌입하지. 일단은 물러서지만, 상대는 다른 장소에서 다른 형태로 뭔가 복수를 계획하고 보복에 나선다네. 그러니까, 권력투쟁의 의도가 있는 상대와 절대 논쟁을 해서는 안되는 거야.
결론을 말하면, 상대가 권력투쟁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서둘러 싸움에서 물러나게. 상대의 도발에 넘어가지 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뿐이니까 말이야.
나는 옳다고 확신하는 순간, 권력투쟁에 발을 들이는 거지.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논쟁이 초점은 주장의 타당성에서 인간관계의 문제로 넘어가지. 나는 옳다는 확신이 이 사람은 틀렸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그러니까 나는 이겨야 한다며 승패를 다투게 되는 거지. 이것이 완벽한 권력투쟁이라네.
자, 그럼 다시 화제를 조금 바꾸어 보지.
아들러는 행동의 목표로 자립할 것과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것이라는 두가지를, 이러한 행동을 뒷받침하는 심리적 목표로는 내게는 능력이 있다는 의식을 갖는 것과 그로부터 사람들은 내 친구다라는 의식을 갖는 것을 제시했네.
아들러가 말하는 사랑은 무엇일까? 함께 있으면 왠지 숨이 막히고 긴장으로 몸이 뻣뻣해지는 관계는 사랑이라고 할 수 없어. 인간은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자유롭게 행동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사랑을 실감할 수 있네. 열등감을 느끼지도 한고, 우월함을 과시할 필요도 없는, 평온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태라고 할 수 있지. 진정한 사랑이란 그런걸세.
이 챕터에서 결론을 말하면 인생의 과제를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거야. 자네가 설사 인생의 과제를 회피하고 인생의 거짓말에 의지한다고 해도, 그것은 자네가 악에 물들어서가 아닐세. 도덕적으로 규탄 받아야 할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용기의 문제라는 걸세.
세 번째 밤,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타인에게 인정받기 원하는 마음을 부정한다네.
내가 나를 위해 내 인생을 살지 않으면 대체 누가 나를 위해 살아준단 말인가? 자네는 자네만의 인생을 살고 있어. 누구를 위해 사느냐고 하면 당연히 자네를 위해 살아야겠지. 만약 자네가 자네를 위해 살지 못한다면 대체 누가 자네의 인생을 살아준다는 말인가? 우리는 궁극적으로 나를 생각하며 사는 거라네.
타인의 인정을 바라고, 타인의 평가에만 신경을 기울이면, 끝내는 타인의 인생을 살게되는 거라네.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살면, 내 인생을 타인에게 맡기면 자신에게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계속 거짓말을 하게 되는 삶을 살게 될거네.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라는 관점에서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할 필요가 있네. 누구의 과제인지 아는 방법은 간단하네. 그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생각하게. 만약 아이가 공부하지 않는다라는 선택을 했을 때 그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은 부모가 아니라, 아이란 말이지. 즉, 공부는 아이의 과제인거지.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는 것과 타인의 과제를 떠안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무겁게 짓누른다네. 만약 인생에 고민과 괴로움이 있다면, 먼저, 여기서부터 저까지는 내 과제가 아니다라고 경계선을 정하게. 그리고 타인이 과제는 버리게. 그것이 인생의 지을 덜고 인생을 단순하게 만드는 첫걸음일세.
반대로, 자신의 삶에 대해 자네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믿는 최선의 길을 선택하는 것 그뿐이야. 그 선택에 대해서 타인이 어떤 평가를 내리느냐 하는 것은 타인의 과제이고, 자네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야.
만약 자네가 과제를 분리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즉 상사가 아무리 부당하게 화를 내도 그것은 나의 과제가 아닐세. 상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지. 자네가 먼저 다가갈 필요도 없고, 고개를 숙일 필요도 없어. 자네가 할 일은, 내 인생에 거짓말을 하지 않고 내 과제를 직시하는 것이다.
결론을 말하면, 먼저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를 생각하게. 그리고 과제를 분리하게. 어디까지가 내 과제이고, 어디서부터가 타인의 과제인가. 냉정하게 선을 긋는 걸세. 그리고 누구도 내 과제에 개입시키지 말고, 나도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구체적이고도 대인관계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아들러 심리학만의 획기적인 점이네.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라 할 수 있네. 남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든 마음에 두지 않고, 남이 나를 싫어해도 두려워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한다는 대가를 치르지 않는 한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없어. 자유롭게 살 수 없지. 미움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되네.
자네가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것, 그것은 자네가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자 스스로의 방침에 따라 살고 있다는 증표일세.
나를 좋아해야 한다, 이렇게 애를 썼는데 좋아하지 않는게 이상하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상대의 과제에 개입하는 보상적 발상이라네.
인간관계라고 하면 보통 두 사람의 관계, 혹은 다수와의 관계를 떠올리지. 그런데 자기 자신이 먼저라네. 인정받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으면 인간관계의 카드는 언제나 남이 가질 수밖에 없어. 인생의 카드를 남에게 맡길 것인가, 내가 쥘 것인가의 문제라네. 과제의 분리, 그리고 자유에 대해 한번 더 시간을 들여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보게
네 번째 밤,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타인을 친구로 여기고 거기서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들러가 말하는 공동체감각이라고 할수 있네.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만 집착하는 삶은 역설적으로 나 이외에는 관심이 없는 자기중심적인 생활양식이라네. 나에게 집착하는 사람은 모두 자기중심적이지. 그래서 자기에 대한 집착에서 타인에 대한 관심으로 바꾸어야만 하는 거네.
아들러가 말하는 공동체란 가정이나 회사같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인연까지 포함한다네.
자네가 학교라는 공동체만이 자네가 있을 유일한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세. 그런데 그 안에서 어떤 문제에 맞닥뜨리면 어떻게 될까? 그럴 때 자네는 학교에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더 작은 공동체, 이를테면 가정으로 도피해 그곳에 틀어박히거나, 집안에서 폭력을 휘두를 수도 있어. 그렇게해서라도 소속감을 얻으려 할 걸세. 그런데, 이때 다른 공동체가 있다 무엇보다 더 큰 공동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어떨 것 같나? 만약 학교에 내가 있을 곳이 없다면 학교 바깥에서 내가 있을 곳을 찾으면 된다. 전학을 가도 되고, 자퇴를 해도 상관없다. 만약 더 큰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신이 학교에서 느꼈던 고통이 찻잔 속의 태풍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찻잔 밖으로 나오면 거칠게 몰아치던 태풍도 실바람으로 변할 테니까.
관계가 깨질까봐 전전긍긍하며 사는 것은 타인을 위해 사는 부자유스러운 삶이라는 걸 잊지 말게.
자 그럼, 화제를 바꿔, 타인과 과제를 분리하면서 어떻게 협조하고 협력하는 관계로 발전시킬까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구.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수평관계라는 개념일세. 체벌은 당연히 금지고 야단치는 것도 인정하는 것도 안되네. 그것이 아들러 심리학의 입장이네.
왜냐하면, 칭찬이라는 것은 무의식중에 상하관계를 만들어버리는 것이지. 인간이 남을 칭찬할 때 그 목적은 자기보다 능력이 뒤떨어지는 상대를 조종하기 위한 것이라네. 거기에는 감사도 존경하는 마음도 없지.
누군가의 칭찬을 받고 싶다고 바라는 것. 아니면 반대로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것. 이는 인간관계를 수직관계로 바라본다는 증거일세. 자네가 칭찬받기를 원하는 것은 수직관계에 익숙해졌기 때문이야.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온갖 수직관계를 반대하고, 모든 인간관계를 수평관계로 만들자고 주장하네. 수평관계에 근거한 지원을 아들러심리학에서는 용기부여라고 하지.
타인을 평가하지 않아야 하네. 평가란 수직관계에서 비롯된 것이지. 만약 수평관계를 맺고 있다면 감사나 존경, 기쁨의 인사가 되야겠지.
그렇다면 자네는 앞으로 타인으로부터 좋다는 평가를 받을필요 없이 자신의 주관에 따라 나는 다른 사람에게 공헌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지금까지 말한 공동체감각이겠지. 여기에 근거해서 행동하면 되는거네.
다섯 번째 밤,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
저번에 말한 공동체 감각을 기르는 것. 이에 필요한 것이 자기수용, 타자신뢰, 타자공헌이라네.
자기수용이란 자기긍정과는 다른 것으로 하지도 못하면서 나는 할수 있다라고 스스로 주문을 거는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데까지 앞으로 나가는 거라네. 변할 수 있는 것과 변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해서, 바꿀수 없는 것에 주목하지 말고, 바꿀수 있는 것에 주목하란 말이지.
타자신뢰란 신용과 달리 다른 사람을 믿을 때 조건을 일절달지 않고 무조건 믿는 걸 말하지. 그래야 깊은 관계를 가질수 있는 거야. 신뢰하는 것을 두려워하면 결국은 누구와도 깊은 관계를 가질수 없어.
타자공헌이란, 남이 내게 무엇을 해주느냐가 아니라,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고 실천해보라는 걸세. 인간은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고 느낄때에만 자신의 가치를 실감할수 있지. 단 그때의 공헌은 눈에 보이는 형태가 아니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주관적인 감각, 즉 공헌감만 있으면 그걸로 족하지. 행복이란 그 공헌감이야.
마지막으로 이번 챕터의 주제. 지금이라는 찰나의 연속, 우리는 지금 여기를 살아갈 수 밖에 없어. 우리의 삶이란 찰나안에서만 존재하지. 이걸 알지 못하는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선(Line)의 인생을 강요하지. 좋은 대학, 대기업, 안정된 가정 등 이런 선로를 따라가는 것이 행복한 인생이라면서, 그래도 인생은 선이 아니라네.
춤을 출때는 춤추는 것 자체가 목적이고, 춤을 추면서 어디론가 가야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래도 춤춘 결과 어딘가에 도달하겠지. 춤추는 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만 목적지는 존재하지 않아.
프로이트의 원인론에 서게 되면 인생을 원인과 결과로 구성된 하나의 큰 이야기로 보게 된다네. 하지만 아들러는 그렇게 보지 않아. 인생이란 점의 연속이며, 찰나의 연속이다.
목표같은 건 없어도 괜찮네.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사는 것, 그 자체가 춤일세. 심각해질 필요 없어. 진지하게 사는 것과 심각한 것은 달라.
인생은 심각한게 아니라네. 각각의 찰나를 진지하게 살면 심각해질 필요가 없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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