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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추천 책

동의보감 - 리라이팅클래식(고미숙)

by 책과 피아노 2012. 4. 1.

 

제 목

동의보감 /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지 은 이

고미숙

출 간 일

(읽은 날)

2011-10-25 (2012.1.11.)

분 량

448

종 류

인문학(의학)

비 고

최 고

만 족

좋 음

보 통

기대이하

 

 

< 책 소개 >

고전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리라이팅 클래식시리즈는 지금-여기의 시점에 맞춰 다시 쓴 고전으로 시대를 뛰어넘는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책이다. 고전 자체를 완전히 해체하고 재구성하였으며, 원저자와 저자와 독자가 함께 참여하는 토론과 사유의 장을 지향하고 있다. 15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는 고전 의학서로 알려져 있는 <동의보감>을 현대 삶의 치유서로, 더 나아가 우리 각자를 앎의 주체로 일깨워주는 책이다. 현대인의 생활습관은 물론 우울증과 공허함에 곧잘 사로잡히는 심리상태, 우리시대의 지식배치 등을 하나하나 짚어가는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자기 삶의 연구자이며 앎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한다.

 

< 저자 소개 >

고미숙 / 고전평론가. 1960년 강원도 정선군 함백 출생. 가난한 광산촌에서 자랐지만, 공부를 지상 최고의 가치로 여기신 부모님 덕분에 박사학위까지 무사히 마쳤다. 대학원에서 훌륭한 스승과 선배들을 만나 공부의 기본기를 익혔고, 지난 10여년간 지식인공동체 '수유+너머'에서 좋은 벗들을 통해 '삶의 기예'를 배웠다. 덕분에 강연과 집필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201110월부터 '수유+너머'를 떠나 '감이당'에서 활동하고 있다. 감이당은 ', , '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인문의 역학'을 탐구하는 '밴드형 코뮤니타스'.

 

 

책머리에-, ,

인트로-하나의 그림과 두 개의 주석

옆 그림이 동의보감의 첫 장 내경편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신형장부도다. 그림으로 시작하는 책이라?

 동의보감은 장장 25(번역본은 총 2,500페이지)을 자랑하는

방대한 의서다.

  

 1장 허준, 거인의 무등을 탄 자연철학자

허준이 허준이 된 까닭은?

허준은 양반집 서자로 태어났다. 의원이 되는 과정도 비교적 순탄했다. 추천을 통해 내의원에 들어갔으며 광해군의 두창을 치료하면서 선조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사대부 관료들조차 앞다퉈 도망을 갔지만 허준은 선조의 피난길에 동행함으로써 그 신임은 더욱 두터워졌다. 이후 승승장구하여 서자출신임에도 종1품에까지 올랐다가, 선조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정쟁의 희생양이 되어 유배길에 오르게 된다.

동의보감의 탄생: 전란에서 유배까지

1596년 어느날 선조는 어의 허준에게 의서편천을 명한다. 허준의 나이 58. 하지만 바로 다음해 정유재란이 발발하면서 초기 작업은 중단되었다. 1608년 선조가 갑자기 승하하였다. 당연히 내의원의 수의는 허준이었다. 그러면서 허준은 유배를 떠나게 된다. 69세의 나이로 머나먼 의주땅으로 유배를 가야 했으니, 참으로 고단한 말년이었다. 하지만, 생은 길섶보다 행운을 숨겨 두었다던가? 유배기간 18개월. 놀랍게도 그 기간동안 동의보감이 완성되었다.

71세의 나이로 유배지에서 돌아오자마자 허준은 후반부 작업에 박차를 가해 마침내 동의보감을 완성하여 조정에 바친다.

세 개의 키워드: 분류, 양생, 용법

선조는 허준에게 의서 편찬을 명하면서 세가지를 당부했다(서문).

첫째, 중국 의서를 보니 모두 조잡한 것을 초록하고 모은 것이라 별로 볼 만한 것이 없으니 여러 의서들을 모아 책을 편찬하라는 것이다. 둘째, 사람의 질병은 모두 섭생을 잘 조절하지 못한 데서 생기는 것이니 수양이 최선이고 약물은 그 담이다. 단순히 질병과 처방을 다루는 임상서가 아니라 섭생과 수양을 우선으로 하는 양생서를 쓰라는 것. 세 번째, 우리나라에서는 약재가 많이 산출되지만 사람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니 종류별로 나누고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명칭을 백성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요컨대, 기존의 의학적 전통을 집대성하고, 양생술을 바탕으로 하되 그것을 조선의 백성들이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허준은 엄청나게 거대한 한의학 전통에서 2천여가지의 증상, 14000종의 약물, 4천여 가지의 처방, 수백가지의 양생법과 침구법을 뽑아 냈는데, 그것은 한의학을 종합하기에는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은 가장 적절한 분량이다.

거인들의 향연’ 1: 삼교회통

거인들의 향연’ 2: 황제내경에서 금원사대가까지

허준의 동의보감은 동양 의학사의 거의 모든 문헌을 망라했다고 볼 수 있다. 생명과 우주의 이치를 중심으로 한 황제내경부터, 철저히 임상을 위한 저서인 상한론까지 말이다.

동의보감에 담긴 뜻은?

동의보감은 목차만 장장 100페이지가 넘는다. 총목차는 단순명쾌하다. 몸속의 모습을 다루는 내경편, 몸 바깥의 모습을 다루는 외경편, 몸 안팎의 기운들이 부딪히면서 발생하는 각종 질병을 다룬 잡병편, 이 세가지가 기본 뼈대이고, 뒤를 이어 탕액편, 침구편으로 마무리된다.(5)

<화보> 동양의학의 선구자들

* 편작 : 기원전655, 한방에서 맥진을 말하는 사람은 모두 편작의 후예라고 말할 정도의 맥진의 시조

* 화타 : 중국에서 외과의 바조로 숭상받고 있는 이로, 일침방식(침을 하나만 사용하는 것)치료로 유명하다.

 

2장 의학, 글쓰기를 만나다!:이야기와 리듬

의학과 민담 '사이'

의술은 리듬을 타고

의사는 연출가, 임상은 리얼예능

덧달기: 민옹전과 치유의 서사

<화보> 서양의학의 선구자들

* 베살리우스 : 현대 해부학의 창시자(16세기)로 저서로는 파브리카가 있다.

 

3장 정((() : 내 안의 자연 혹은 아바타

몸과 우주, 화려한 대칭의 향연

태초에 가 있었다!

하늘의 형은 건에서 나오니, 태역,태초,태시,태소가 있다. 태역은 아직 기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이고, 태초는 기가 시작하는 것이며, 태시는 형이 시작하는 것이고, 태소는 질이 시작되는 것이다. / 내경편의 첫장인 신형의 첫대목이다.

............다시 정리하면, 빅뱅 이후 힘들이 생겨났다.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학 핵력 등. 이것이 우주를 움직이는 기본 힘들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의 98퍼센트가 대폭발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그 물질들은 헬륨, 수소, 리튬과 같은 가벼운 원소들일 뿐이다. 그렇다면, 탄소,질소,산소와 같은 무거운 원소들은 언제 만들어진 것일까? 이 비밀을 풀어 준 것이 바로 초신성(supernova)이다. 초신성은 우리 태양보다 훨씬 더 큰 거대한 별이 수축되었다가 극적으로 폭발하면서 1000억개의 태양이 가진 에너지를 한순간에 방출하여 한동안 은하의 모든 별을 합친것보다 더 밝게 빛나는 상태를 말한다. 이 폭발로 이산화탄소, 질소, 메탙 등과 같은 무거운 원소들이 발생했고 그것이 모여 대기가 형성되었고, 그 사이의 좌충우돌, 이합집산이 태양을 만들고 남아서 떠돌던 알갱이들이 합쳐져서 지구라는 행성을 만들어 낸다. 이후에도 우주는 생성소멸을 거듭해 왔다. 그 과정에서 물분자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모여 바다를 이루고 바다 속에서 무수한 화학작용이 일어나다가 문득 생명이 탄생되었으리라.

.........이런 원리를 본격적으로 탐색하는 것이 내경편의 신형과 정문,기문,신문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렇게 우주론을 통해 몸과 생명의 원리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야말로 허준의 독창성이다. 동의보감이 의서를 넘어 자연철학서로 탄생되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존재의 매트릭스

(), 이 정을 얼마나 잘 갈무리하느냐에 따라 남자의 인생이 결정된다. 이 정이 저장되는 장기가 바로 신장이다. 고로 신장이 좋지 않다는 건 이 정의 저장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신장이 정을 충분히 저장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허리통증이다. 신장과 척수가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리가 시원찮으면 장가를 못 간다는 속설이 나온 것이다. 여성 또한 신장에서 정이 잘 저장되지 않으면 자궁이 부실해진다. 예전에는 며느리를 고를 때 신체 가운데 허벅지를 유심히 봤다고 한다. 허벅지가 튼실해야 신장이 충실하다는 걸 유념했기 때문이다.

(), 기는 주로 몸 안팎을 돌아다니면서 항상성을 유지시켜 주는 에너지의 흐름인 셈이다. 그래서 호흡과 관련이 깊다. 주관하는 장부는 폐가된다. 그래서 폐기는 패기다. 패기가 없으면 폐기가 약하다.

(), 신은 god가 아니다. 고도의 정신활동, 변화를 주관하는 무형의 작용에 해당된다. 당연히 심장이 중심이다. 고로, 마음은 심장에 있다.

자 이쯤에서 정리해보자. 정은 생명의 기초를 이루는 물질적 토대를 의미한다. 기는 이 질료를 움직이는 에너지다. 그리고, 신은 정기의 흐름에 벡터를 부여하는 컨트롤러 역할을 한다. 이 셋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며 변전을 거듭한다.

* - 진액 - 골수 - 신장 - 생식

* - 호흡 - - 패기

* - 변화 - 무형 - 심장 - 마음

E=MC2이라는 유명한 공식을 보자. 아이슈타인의 일반상대성원리를 말한다. 질량과 에너지가 동등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태양이 무수히 빛을 발하면서도 왜 고갈되지 않을까? 에너지와 질량이 따로 있었다면 모든 것은 이미 종말이 있었으리라. 하지만 둘 사이가 교호하기 때문에 우주에서는 불교에서 말하는 부증불감, 즉 늘지도 줄지도 않는 생성과 소멸의 운동이 가능한 것이다.

평균 체격을 가진 성인이라면 몸속에 대형 수소폭탄30개 정도가 터질 때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 다만, 우리는 그런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동의보감 식으로 말하자면, 정기신 자체가 우주에 가득한 기와 순환을 하고 있다. , 우리는 물고기가 물속을 거닐 듯 기의 바다를 유영하고 있다. 어떻게 유영할 것인가? 그 용법이 곧 내 존재와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나는 아바타

동양사상은 우주와 생명을 어떤 실체들의 종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흐름이자 운동으로 본다. 우주는 다른 말로 바꾸면 시공간이다. 시간과 공간은 둘이 아니다. 시간은 공간의 다른 펼침이다. 그리고 그 시공간이 변화해 가는 리듬을 자연이라고 한다. 스스로 그러함이란 변화의 차서(시간적 순서와 공간적 질서)를 뜻한다.

아파야 산다

가 지난 이 태성적 불균형에 대해선 물리학적으로도 설명가능하다. 알다시피 지구는 23.5도 기울어져 있다. 태양이 도는 길인 황도 역시 찌그러진 타원형이다. 중국의 신화에 따르면, 하늘은 서북으로 기울었고 땅은 동남으로 내려앉았다. 지구가 완벽한 구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황도 역시 원형의 궤도를 돈다면 지구에는 어떤 생명체도 불가능했을 터이다. 완벽한 조건에선 차이가 형성되지 않고 차이와 균열이 일어나지 않으면 에너지나 열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상에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위의 신화에 나타난 우주적 결함에서 출발한다. 비록 천지가 우주적 결함 속에 돌아가지만, 이 위대한 결함이 없었다면 이 땅에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의 탄생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화보> 근대 이전 서양의 몸과 우주에 대한 생각

 

4통하였느냐?’: 양생술과 쾌락의 활용

양생의 척도 -‘태과/불급을 넘어라

()을 보호해야 한다 -‘에로스와 도()

양생술의 첫 번째 테제는정을 보호해야 한다

늘 땅에 침을 뱉지 않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왜냐하면, 입안의 진액은 금장과 옥례이다. 하루 종일 침을 뱉지 않고 늘 머금고 있다가 삼키면 사람의 정기가 늘 머물러 얼굴과 눈에서 빛이 난다. 사람의 몸은 진액이 근본이다. 피부에서는 땀이 되고, 살에서는 피가 되며, 신에서는 정이 되고, 입에서는 침이 되며, 비에 잠복하면 담이 되고, 눈에서는 눈물이 된다. 땀이나 피나 눈물이나 정()은 나온 위에는 돌이킬 수 없지만, 오직 침은 돌이킬 수 있다. 돌이키게 되면 낳고 낳는 뜻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 (내경편 / 진액)

오죽하면 나를 태어나게 한 행위가 나의 적이라는 이런 과격한 협박까지 하겠는가? 또 이것은 직접적인 성행위만의 문제도 아니다. 그냥 생각만으로도 감정이 진액을 누설시켜 정이 소모된다고 한다.

덧달기: 황진이의 파격적 러브라인

()를 조절하라 -‘자기배려와 소통의 윤리

기는 일차적으로 모두 호흡작용과 연결된다. 숨을 내쉬어 기를 내보내는 것은 양이 열리는 것이고, 숨을 들이마셔 기를 들여보내는 것은 음이 닫히는 것이다. 수명은 결국 호흡의 수에 달려 있다. 호흡이 곧 생명줄인 것이다.

또한, 화를 내는 것이 가장 기의 손실이 크다. 화는 간에서 주관하는 것으로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힘이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보다 아래에서 위로 솟아오를 때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법. 그래서, 화가 날 땐 일단 심호흡을 크게 하는 것이 좋다. 호흡을 크게 하면 기가 안에서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이건 그냥 꾹 참는 것과 다르다. 참는 것은 올라오는 힘을 눌러 놓는 것에 불과하다.

에로스와 관련된 양생술이 도교적 수련으로 이어진다면, 기의 조절이라는 국면은 유교적 우양과 더 깊은 관계가 있다.

기의 조절은 우선 하루의 일상을 태양의 리듬을 따라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하루는 곧 일생의 축소판이다. 즉 인간은 매일 아침 태어나고 매일 밤 죽는다. 탄생과 소멸을 매일 반복하는 것이다. 따라서 하루는 이 과정을 성찰하고 훈련하는 최고의 현장이다. 어떻게 잠들 것인가? 이것이 곧 내가 죽음의 강을 건너는 모습에 다름 아니다.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 이것이 곧 다시 태어나는 순간의 생생한 현장이다.

평생의 금기는 밤에 불을 켜고 성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다. (내경편, 신형)

(), 마음을 비워라-존재의 절대적 탈영토화

통즉불통’- 주체는 없다!

통즉불통은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통하면 아프지 않다와 아프면 통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자본주의 문명은 그 자체로 담음의 절정이다. 물질적 태과와 정신의 불급. 이 간극만큼 몸의 기혈이 막혀 있다.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자가용으로부터 탈출하는 것. 쉽게 말하면 걷기다. 몸의 기운을 순환시킴으로써 망상을 멈추게 하는 것. 핵심은 거기에 있다.

<화보> 동양의 몸에 대한 생각

 

5장 몸, 타자들의 공동체 : 꿈에서 똥까지

내경편의 구성을 전체적으로 살펴보자.

* 내경편 1: 신형 - - -

* 내경편 2: --성음-언어-진액-담음

* 내경편 3: 오장육부-간장-심장-비장-폐장-신장-담부-위부-소장부-대장부-방광부-삼초부--

* 내경평 4: 소변 - 대변

내 몸은 나의 것이 아니다

꿈은 사라져야 한다

꿈을 병증의 표현이라 본 것은 프로이트와 마찬가지인데, 그것을 해석하는 방식이나 프레임이 전혀 다르다. 프로이트가 주로 심리적 상징에 주목했다면, 동의보감은 생리가 더 일차적이다. 생리적 기전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심리적 영상을 만들어 낸다고 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꿈이 없이 푹 잘 수 있을까? 동의보감에선 그 방법을 이렇게 제시하고 있다. 잘 때 모로 누워 무릎을 굽히고 자면 심기를 도울 수 있게 된다. 일어날 때 기지개를 켜면 정신이 흩어지지 않는다. 반듯하게 누워 자면 마귀와 귀신을 부르게 된다.

호모 로퀜스

요컨대 목소리의 이상징후는 몸의 생리적 이상과 맞물려 있다. 이 점을 거꾸로 유추하면 목소리는 그 사람의 오장육부의 상태를 반영한다고 말할 수 있다.

(), 내 안의 이주민들

똥오줌,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

덧달기: 청결의 이율배반

<화보> 서양의 해부도

 

6장 오장육부, 그 마법의 사중주

내 몸속의 사계

먼저 오장은 간,,,,신 그리고 육부는 담,소장,,대장,방광과 구체적인 장기가 아닌 기운의 분포도를 말하는 삼초부를 말한다. 삼초부를 빼면 오장오부가 되고, 이들은 바로 음양의 관계로 묶인다. 오장이 음, 육부가 양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뗄 수 없이 결합되어 있는 운명의 커플들이 있다.

/, /소장, /, /대장, /방광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오장육부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축은 바로 심장과 신장이다.

한해의 시작은 설날이 아니라 입춘(양력 24일경)부터다. 태양력과 태음력을 합친 절기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입춘이 되어도 여전히 춥다. 하지만, 하늘에선 서서히 바람이 용틀임을 하고, 그에 부응하여 깊은 땅속에선 씨앗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상생과 상극, 그 어울림과 맞섬

* /- - 화냄

* /소장 - - 기쁨

* /- - 생각

* /대장 - - 슬픔, 우울

* /방광 - -공포,무서움

수승화강’ vs ‘음허화동

....음허화동에서 수승화강으로....양생의 대원칙은 이렇게 규정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하체를 많이 쓰면 된다.

칠정’(七情)의 파노라마

음양의 이치상, 기쁨은 발산하는 양기이고, 슬픔은 침잠하는 음기이다. 그래서 기쁨은 쉽게 잊혀지고 슬픔은 오래 간다.

음양과 기억 : 지나간 것은 지나가게 하라

어린 시절의 경험을 생각해 보라. 당신이 명확하게 기억하는 것, 자신이 실제로 거기에 있는 듯이 보고 느끼고 나아가 냄새까지 맡을 수 있는 것, 어쨋거나 당신은 당시에 실제로 거기에 있었다. 그렇지 않은가?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기억하겠는가? 그러나 여기에 깜짝 놀랄 일이 있다. 당신은 거기에 없었다는 것이다. 현재 당신의 몸에 있는 원자는 단 하나도 그 사건이 일어났을 당시에 거기에 없었다........물질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흐르며 순간적으로 모여서 당신이 된다. 따라서 당신이 무엇이든, 당신을 구성하는 재료들은 당신이 아니다. 그것이 당신의 머리카락을 쭈뼛 일어서게 하지 않는다면, 그럴떄까지 다시 읽어라. 중요하기 때문이다. (리처트 도킨스, 만들어진 신, 2009)

얼굴, 우주로 통하는 일곱 개의

내경편이 우주의 탄생에서 정기신, 오장육부와 똥오줌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면, 외형편은 말 그대로 겉으로 드러나는 형상을 샅샅이 훑는다.

외형편 1: 머리 - 얼굴 -

외형편 2: --입과 혀-치아-인후--

외형편 3: ---배꼽-허리-옆구리-피부---힘줄-

외형편 4: --모발-전음-후음

잘 넘어지거나 다리를 잘 삐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신장에 문제가 있다. 이빨이 약해서 치과를 자주 들락거리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뼈는 신장의 기운으로 만들어지고, 치아는 뼈의 기운이 이르는 최후의 종착지이기 때문이다. 목덜미가 뻣뻣한 것은 여자의 경우 담화, 남자는 정의 부족으로 인해서다.

오장육부와 정기신의 기운적 배치를 얼굴을 보면 다 알 수 있다.

이마는 천정으로 심에 속하고, 턱은 지각으로 신에 속한다. 코는 얼굴 중앙에 있어 비에 속하고, 왼쪽 뺨은 간에 속하며, 오른쪽 뺨은 폐에 속한다. 어디 그뿐인가? 각 부위별로 시간적 흐름까지 다 새겨져 있다. 눈은 20, 코는 40, 콧망울은 50, 턱은 60대 이후 등으로 다시 말해 얼굴 자체가 운명의 지도인 셈이다. 가장 중요한 건 표정, 얼굴의 색과 빛깔이다. 이것은 심상의 표현형식이다. 그래서 타고난 꼴이 좋지 않아도 꼴의 빛깔이 달라지면 인생이 바뀐다.

팁 하나, 청춘남녀들이 온갖 부담을 무릅쓰고 성형에 매진하는 건 무엇보다 짝짓기 경쟁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생물학자들의 오랜 연구에 따르면, 남녀간의 짝짓기에 관여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이라고 한다. 짝을 유혹하는 건 시각이 아니라, 후각이었던 것이다. 기껏 여기저기 뜯어고쳤는데, 결국은 냄새로 결정된다? , 이런!

<화보> 칠정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

 

7장 병과 약 : 모든 경계에는 이 핀다

동의 보감의 전체 목차는, 내경편과 외형편, 그다음이 잡병편이다. 드디어 의학책의 진짜 주인공인 이 등장했다. 내경과 외형이 생명의 이치에 치중했다면 잡병은 임상이라 좀 만만하겠지,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허준은 의사이기 전에 자연철학자라고 했다. 과연 그런 면모는 잡병편에서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잡병편 첫 문이 천지운기다. 운기라? 정확히 말하면 오운육기다. 오행이 생명과 우주의 기본원리에 해당한다면, 오운육기는 천지가 벌이는 구체적인 기운의 각축을 뜻한다.

잡병편이 총목차 가운데 가장 많은 분량(전체 25권중 11)을 차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잡병편 다음에 이어지는 탕액편과 침구편이 동의보감의 대단원을 이룬다. 이 장의 주인공은 잡병편의 병과 탕액편의 약이다.

감기는 나의 운명

먼저 운기의 핵심은 절기다. 간단하게 기후변화의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양지는 동지(양력 1222일경)부터 올라오기 시작하여, 하지(양력622일경)에 하늘에 도달한다. 양이 극히 성하면 음으로 바뀌는 법, 하늘에 도달한 양기는 다시 음기로 전환하여 땅을 향해 차차 내려온다. 그 극점이 곧 동지다. 양기가 ᄄᆞᆼ속에서 하늘로 오르는 과정이 곧 봄과 여름이다. 춘분(양력 321일경)때 봄과 여름이 교체된다. 하늘까지 온 양기가 음으로 전화하여 땅속으로 내려오는 과정이 가을과 겨울이다. 추분(양력923일경)때 가을과 겨울이 교차된다. 각각 180일씩 총 360일이다.

...........이렇게, 시공간에 따라 다르게 펼쳐지는 운기들의 큰 단위가 60갑자다. 60년을 단위로 천지의 기운이 되돌아온다고 보는 것이다. 환갑! 이 차이속의 되돌아옴이 바로 순환이다. 항상성의 리듬과 차이의 생성, 이것이 순환의 기본원리이다.

보면 안다-지인지감

, ‘들의 화려한 축제

예컨대 토의 기운이 태과하면 비가 오고 습기가 많아서 신장의 수기가 사기를 받게 되어 주로 하체가 부실해지는 병을 앓게 된다. 수의 기운이 태과한 해는 찬 기운이 심해져 심장의 화 기운이 사기를 받게 되어 열병이 일어난다. 화기가 태과한 해는 폐의 금기운이 사기를 받게되어 주로 호흡기 계통의 병이 온다. 반대로 금기운이 태과한 해는 간이 사기를 받게 되어 가슴과 옆구리가 당기는 병을 앓기 쉽다. 목기운이 태과하면 비장이 사기를 받게되어 소화기가 영 신통치 않게 된다.

암과 앎-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

....사주명리학에서 자신을 번뇌에 빠트리는 그 오행이 곧 운을 바꾸는 구원처라고 보는 것과같은 이치다.

천지만물이 다 약이다!

 

군신좌사-처방은 서사

군약 : 병의 주요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

신약 : 군약을 보조하여 치료에 힘을 보태주는 약물

좌약 : 부차적인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 / 군약의 약성을 조절하는 약물

사약 : 인경약. 약을 병이 있는 장기나 처소로 이끌어 가는 약물

명현반응-아파야 낫는다

<화보> 동서양의 약초학

 

8장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임신과 탄생은 병이 아니다

자궁의 정치경제학

이것이 동의보감이 제시하는 인간의 가장 자연스런 생체주기다. 여성의 일생은 7단위로, 남자의 일생은 8단위로 바뀌어 간다.

아무튼 이런 주기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 모두 성적 욕망이 가장 왕성해지는 건 10대 중반이다. 여자는 14세이후 월경이 때맞추어 나오므로 자식을 둘 수 있고, 남자는 16게 이후 정기가 흘러넘쳐 음양이 조화되므로 자식을 낳을 수 있다. 14살에서 16. 속칭 이팔청춘!

(여성) 35세에는 양명맥이 쇠하여 얼굴에 윤기가 없어지기 시작하고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합니다. 42세에는 삼양맥이 상부에서부터 쇠약해져 얼굴에 윤기가 없어지고 머리카락이 희어지기 시작합니다. 49세에는 임맥이 허해지고 태충맥이 쇠하여 천계가 마르니 월경이 끊어집니다. 그러므로 형이 무너지고 자식을 가질 수 없습니다.

(남성) 40세에는 신기가 쇠하여 머리카락이 빠지고 치아가 마릅니다. 48세에는 양기가 상부에서부터 쇠하여 얼굴이 초췌해지고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집니다.

...운명의 주도권은 어디까지나 몸에서 나온다. 몸은 역동적인 에너지장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정을 위주로 하고 여자는 혈을 위주로 한다. 남자는 정이 왕성하면 여자를 생각하고 부인은 혈이 왕성하면 아이를 가지려 한다.

폐경, 인생의 금화교역

14세에 천계가 열리면서 초경이 시작되고, 49세에 천계가 단히면서 폐경이 된다. 이게 여성의 몸에 흐르는 자연의 리듬이다.

남성들의 폐경기는 64세다.

49세와 64세 이 격차에서 오는 박탈감도 만만치 않은 듯 하다.

여성의 양생술-공감하라!

양자의학과 출생

대기만성의 원리

넓적다리 사이에 살이 없으면 죽는다. 허벅지 살이 있어야 몸 전체의 균형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의 색채에 상관없이 수행이란 기본적으로 호흡조절에 다름 아니다.

칭찬은 고래도 !’들게 한다

아이에게 70-80세 노인이 입던 헌 잠장이나 헌 웃옷을 고쳐 적삼을 만들어 입히면 진기를 길러 주어 오래 살 수 있게 한다. 부귀한 집에서는 절대 새로 만든 모시옷이나 비단 옷을 소아에게 입히면 안 된다. 이렇게 하면 병이 생길 뿐 아니라 복도 달아난다.

리더십과 경청 -“귀를 보호해야 한다!”

여성의 몸과 앙띠-오이디푸스

<화보> 사랑, 결혼, 가족

 

에필로그-글쓰기와 호모 큐라스

편작과 그의 형들

호모 큐라스’, 자기 몸의 연구자

내 안의 치유본능

글쓰기와 자기수련

우리시대의 신체는 일단 산포적이다. 스펙터클과 중독증에 물들어 있어 전적으로 외부로 향해 있다. 우울하다든가 자살하고 싶다든가 하는 것은 사실 자신에 대한 파괴적 욕구다. 몸과 마음 사이, 안과 밖의 간극이 이런 해체적 양상을 낳는 것이다. 이런 충동에서 벗어나려면 무엇보다 이 간극을 줄이는 수렴작용이 필요한데, 글쓰기가 바로 그에 관한 최고의 기술에 해당한다. 글쓰기는 본디 지성의 정점이다. 삶과 세계를 언어로 구조화할 수 없다면 아직 지성의 주체가 아닌 것이다. 모든 사람이 지성인이 된 시애데 가장 결락된 기술이기도 하다.

자신의 몸과 삶을 언어로 조직할 수 있으려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집중력이 곧 정기신의 확보다. 물론 여기에는 차서가 있다. 먼저 독서의 밀도가 높아져야 한다. 대충 한번 훑어보거나 마우스로 긁는 방식으로는 책과의 어떤 접속도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글쓰기를 지성의 중심에 놓으면 독서의 양상 자체가 달라진다. 낭송과 암송을 해야 하는 이유도 명확해진다.

글이란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성찰과 수렴 능력을 키우는 데는 최고라 할 수 있다. 유럽의 귀족들이나 조선의 선비들이 왜 문장력으로 인재를 선발했는가를 환기해 보라. 언어를 창조하고 조직하는 능력 없이 지성의 근육은 결코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몸이 아픈 사람은 먼저 신체일지를 쓰는 게 좋다. 마음이 아픈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마음의 행로를 세심하게 추적해 보라. 이 감정과 의식, 무의식들이 대체 어디로부터 유래했는지를. 그 디테일에 서사적 육체를 입히는 것이 글쓰기다. 전자가 구슬이라면 후자는 그 구슬을 꿰는 실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는가? 아무리 다양한 병증과 아픔을 체험했다 해도 그것을 꿸 수 있는 서사적 능력이 없다면 진정한 통찰력은 불가능하다. 글쓰기란 이 통찰력을 터득하는 최고의 방편이다.

부록

동의보감원목차 /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 찾아보기

 

 

 

이 책의 저자인 고미숙작가는 호모에로스란 책으로 알게 되었고, 시청 인문학 강좌에도 와서 직접 본 분이다. 예전 호모에로스란 책을 읽고 많은 감동을 받아서, 저자가 쓴 이 책을 덜썩 집게 되었다.

동의보감......tv 드라마 허준을 통해서 막연히 알고 있는 조선시대 의학서 정도로 알고 있다. , 저자의 말대로 의학서라서 더더욱 일반인들은 지레 겁을 먹고 접근조차 하지 않기에, 그 내용을 더 모를 수도 있다. 저자 고미숙은 고전평론가답게, 전문의학서라고 할 수 있는 동의보감 전반에 대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술하고 있다.

먼저, 동의보감은 조선후기 17세기에 쓰여진 책이다. 허준이 58세에 선조의 명을 받고 쓰기 시작하여 선조의 승하로 유배를 가게되고, 이 유배기간에 책을 완성하여 허준의 나이 71세에 완성하게 된다.

동의보감은 기존 여러의서들을 집대성하여 편찬하였고(분류), 수양이 최선이고 그 다음이 약물이라는 관점에서(양생), 약초 등 약을 일반인들이 알기쉽게(용법) 쓴 책이다. 의학서이면서 자연철학서로서 총25(번역본 2,500페이지)으로 이루어져 있고, 2천여가지의 증상과 14천여종의 약물, 4천여가지의 처방, 수백가지의 양생법과 침구법이 설명되어 지고 있다.

동의보감의 구성은, 우주의 창조부터 시작하여 정,,신 등 몸속을 다루는 내경편, ,,입 등 몸 바깥을 다루는 외형편, 그리고 병을 다루는 잡병편, 그리고 처방인 약과 침을 다루는 탕액편, 침구편 총 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인 동의보감의 많은 의학적 이야기 중에, 가장 핵을 이루는 말은(또는 양생법은) 하체를 튼실히 하라는 것..곧 많이 걸으라는 얘기인 것 같다. 역시 걷기는 동의보감에서도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니...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나 보다. 또한, 정을 잘 보호하고 아끼라는 것도 있는데, 솔직히 쉽사리 수긍은 가지 않는다. 생각만 하는 것도 정을 고갈시킨다고 하니...^^

마지막에서, 저자인 고미숙씨는 저자답게 독서와 글쓰기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시대 우울증과 자살충동 등 몸과 마음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방법은 바로 글쓰기라는 것이다. 또한,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독서를 해야 한다는 얘기도 하고 있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듯이, 아무리 다양한 병증과 아픔을 체험했다 해도 그것을 꿸 수 있는 서사적 능력이 없다면 진정한 통찰력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런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서 감히(?) 조선시대의 전문의학서인 동의보감을 접하게 된 것 같다. 사뭇 낯설기도 하고, 새로운 의학적 지식들에 조금은 복잡하기도 하지만, 양생을 주된 키워드로 하는 고전 의학서인 동의보감을 그나마 이 책을 통해서 접하게 되었다는데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