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의 인생의 반은 상실감으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은 성당이나 교회와 같은 종교 시설, 병원, 학교, 지하철, 극장 등 흡연이 허용되지 않는 장소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그 때마다 담배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마음의 고통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담배를 줄이거나 금연하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으므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가 없다. 나머지 인생의 절반은 다행히도 흡연을 허용하는 장소에서 보낸다고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 때도 역시 '담배를 피우지 않고 지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마음 속으로 갈등하고 있으므로 결국 마음의 안식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는 피우지 않고 지낼 수 있기를 바라고, 피우지 않고 있을 때는 본인도 모르게 피우고 싶어진다! 도대체 이래도 '담배는 기호품이다' 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일까?
이 올가미의 교활한 측면은 스트레스가 가득 차 올랐을 때에만 '금연해 볼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걱정스러울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었을 때라든가, 경제 사정이 나빠졌을 때라든가 또는 자신이 마치 병균(못난이)처럼 느껴졌을 때이든가 할 때 말이다.
니코틴은 더욱 겁쟁이가 되어 초조해 하는 인간을 만들어 낼뿐이다.
한번 들어서면 빠져나올 수 없는 거대한 미로 흡연은 거대한 미로 속에서 헤매는 것과 같다.
단 한 걸음이 라도 그곳에 들어서면, 아무리 올바른 정신을 지녔다 하더라도 흐릿한 안개가 낀 것처럼 정신이 몽롱하게 되어 죽을 때까지 길을 찾아 헤매야 한다. 다행히 그 미로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었던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시간이 흘러 자칫하면 다시 빠져들어 헤매게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이 미로에 자진해서 들어가 스스로 벗어나는 데 33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몇 번 간신히 벗어났을 때에도 어떻게 하여 그곳을 벗어날 수 있었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담배의 수수께끼는 복잡하면서도 매력적인 퍼즐이다. 루빅 큐브(Rubik's Cube)와 같이 풀 수 있는 방법은 반드시 있지만 좀처럼 풀기 어려운 퍼즐. 그러나 퍼즐이라는 것은 당신도 알다시피 일단 방법만 알면 아주 간단 히 풀 수 있다.
흡연자가 담배를 계속 피우는 진짜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이다.
첫째, 니코틴 중독
둘째, 세뇌당한 결과
그러나 금단현상은 사실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다. 이것은 즐거움이나 의지할 무언가를 잃어버렸다고 느끼는 데에서 기인한다
흡연이란 정말 불가사의한 행위이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모두 '나는 바보다, 나쁜 녀석의 노예가 되었다' 고 생각한다. 단지 담배를 피움으로써 얻어지는 평온이 자그마한 기쁨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하여 담배를 피우지만, 생각해 보면 그와 같은 평온이나 자신감은 담배를 피우기 전부터 누구나 가지고 있었다. 혹시 이런 경험을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아주 작아서 특별히 주목되지는 않지만 왠지 신경이 쓰이는 것 (예를 들어 가까운 곳에서 하루종일 울어대고 있는 경보기)이 갑자기 사라졌을 때, 평온과 안식의 기분이 몸 가득히 차 오르는 것을..... 그러나 사실 이것은 진짜 안식이 아니다. 단지 계속 악화되고 있던 것이 일시적으로 진행을 멈춤으로써 오는 정지 효과 같은 것일 뿐이다.
담배를 피우고 싶어지면 불을 붙인다. 그러면 잠시 후 갈망감이 엷어지고(경보음이 들리지 않게 되고) 자신감이 살아난다(평온을 느끼게 된다). 니코틴 중독이 되기 전에는(경보음이 들리기 전에는) 언제나 늘 지니고 있던 바로 그 자신감(평온)이 말이다.
그러나 담배가 가져다 주는 만족감은 일시적이므로 갈망감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더욱 더 많은 니코틴을 몸 속에 집어넣어야 한다.
한 개비 피울 때마다 갈망감이 머리를 쳐드는데, 이 악순환은 점점 계속된다. 일생 동안.....
육체적,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이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강하지 않으면 그런 무시무시한 것을 피우기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담배에 관한 가장 비극적인 사실은 중독 증상에 더욱 더 다가가기 위해 스스로 애써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담배를 끊으면 허무감이 엄습해 오지 않을까?
인생을 두 번 다시 지금과 같은 상태로 보낼 수 없게 되지는 않을까' 하고 걱정한다.
그러나 이것은 환상이다. 담배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제공해 주지 않는다. 담배는 오히려 당
신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가고
극히 일부만을 되돌려 환상을 만들어 낸다.
몸 속에 축적된 니코틴의 99%를 배출하는 데는 3주 밖에 걸리지 않는다. 또 육체적인 면에
서의 금단현상도 대단히 약하므로 흡연자의 다수가 그 증상을
별반 느끼지 못한 채 지나칠 정도이다.
우리의 몸은 아주 훌륭하게 잘 꾸며진 구조체이므로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리기 전
까지는 대단한 회복력을 갖추고 있다.
지금 담배를 끊고 수주 정도 지나면 당신의 몸은 틀림없이 원래의 건강한 몸으로 돌아올 것
이다.
내 경우 단번에 하루 100개비에서 제로로 급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단현상은 정말 눈곱
만큼도 없었다. 이탈 기간 중에 조차 아주 흡족한 기분이었다.
잠재의식은 우리의 생활을 크게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신념뿐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사
실에 대해서조차도 모든 사람이 오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흡연에 대한 구실과 방패막이로 곧잘 사용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당신은 그 할아버지의 신화(?)아래에서 한창 일할 나이에 병으로 쓰러진
흡연자들이 100명도 넘는다는 사실은 좀처럼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담배 중독에 빠지기 쉬운 타입
당신의 친구나 동료 중 담배 피우는 사람을 관찰해 보기 바란다.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 의
지가 강한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담배를 피울 필요는 전혀 없다! 평소에는 이성적이고 총명한 사람들이 유독 담배에 대
해서 만은 완전히 바보가 되어 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금연을 도와줘 왔지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고백하건대 바보 중의
바보는 바로 나 자신이었다.
예전에 하루 100개비까지도 피운 나였지만, 나의 부친도 나 못지 않은 헤비스모커였다. 부
친은 강한 남자였지만 장년기에 흡연이 원인이 되어 돌아가셨다.
흡연자는 보통 전화를 받든가, 사람을 만나든가와 같은 일들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어 담
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TV 채널을 돌리든가 전기 스위
치를 올리는 일조차 담배에 불을 붙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대로라면 곧 죽게 된다..... 그것은 나 자신도 속일 수 없을 만큼 분명했다. 그러나 담배가
나의 정신까지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눈곱만큼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거의 모든 흡연자는 때때로 담배가 맛있다는 환각에
빠진다. 그러나 나는 그런 환각을 한번도 맛보지 못했다.
내가 흡연을 하는 이유는 '담배가 집중력과 용기를 가져다 준다' 는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담배를 끊은 지금, 예전에 내가 담배를 피웠었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담배는 악몽이므로 잠에서 깨어나면 별것 아니다. 담배는
마약이다.
당신의 감각은 (미각도 후각도 모두) 그 마약에 침해당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담배로
인한 최대의 폐해는 당신의 건강도, 금전도 아니다.
바로 당신의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는 것이다. 당신의 마음은 이미 흡연의 정당한 이유를 찾
기에만 급급해, 다른 것을 쳐다볼 여유조차 상실하고 있다.
자, 이제 슬슬 세뇌
를 씻어 낼 때가 되었다.
건강
활력
부
편안한 마음
자신감
용기
자존심
행복
이런 것들을 평생 갖지 못하고 지내는 사람들은 비흡연자가 아니라 불쌍하고 처량한 흡연자
들이다.
흡연의 진짜 이유는 금단현상을 완화시키는 데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마
음 편하게 피우는 정도이다.
이 단계에서는 피워도 좋고 피우지 않아도 참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때 벌써 당신의 잠재의
식은 '때때로 담배를 피우는 건 괜찮을 거야' 라고 학습을 시작한다.
니코틴에 대한 의존이 강하면 강할수록 금단현상이 완화될때 얻게 되는 안도감은 크다. 따
라서 실제로 몸은 점점 약해 가는데도 본인은 완전히 정반대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흡연자는 담배에 불을 붙임으로써 기분이 좋아지게 된다.
그러나 이런 안식도 본질적으로는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흡연으로 아무리 기분이
좋아졌다 해도, 비흡연자보다는 마음이 긴장되어 있고
담배에 빠져들면 들수록 금단현상은 늘어나며 담배로 완화시킬 수 있는 부분도 점점 줄어들
기 때문이다.
담배는 당신에게서 용기와 자신감을 점점 빼앗아간다. 그리고 당신은 자신감이 없어지면 없
어질수록 그에 비례하여 담배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다음을 머릿속에 확실히 인식하기 바란다. 담배는 결코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주지 못한다.
담배는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당신의 자신감을 상실시킨다.
금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탐스러운 수확 중 하나는 바로 잃어버린 용기와 자신감을 되찾게
해 준다는 것이다.
실은 담배가 심심함을 간접적으로 증폭시키고 있음을 당신은 알아야 한다. 흡연을 하면 무
기력감이 생겨 적극적인 활동을 피하게 되므로 심심하다고 느끼게 된다.
이렇게 심심함을 느끼면 느끼는 채로 그저 지루하게 금단현상을 완화시키는 행위 즉, 흡연
밖에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심심해진다.
혈액 순환이 잘 되면 집중력이나 영감은
한층 높아진다. 그런데 담배를 피우면 혈관이 서서히 독극물로 채워져
뇌로 공급되는 산소의 양이 줄어든다. 즉, 집중력이나 영감이 발휘될 가능성이 의학적 생리
적으로 명백히 줄어드는 것이다.
금연하면 집중력이 없어진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이것은 니코틴에 의한 육체적 금단현상이
아니라 담배가 일으키는 즉, 담배를 못 피우게 되었다는 데서 생기는
불안이 그 원인이다. 그러나 다시 담배를 피운다고 해서 상태가 좋아지지는 않는다. 그렇다
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뿐이다.
현재 상태와 타협하는 것.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기분이 나빠져도 그 이유를 절대 담배 탓
으로 돌리지 않는다. 기침이 갑자기 많이 나와도 담배 탓으
로 돌리기보다는 감기가 오래 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단 금연하면 어떤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모두 담배를 끊은 탓 이라고 돌려버리는 것이다.
마음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갈망. 이 갈망 때문에 니코틴 중독자는 단 한 순 간도 마음의
긴장을 풀지 못하고 해를 거듭함에 따라 불안감은 점점 심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흡연자
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는 절대로 릴랙스한 자연스러운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그들은 완전한 안식을 취한다는 것이 진짜 어떤 것인지 잊어버린지 오래다. 그러나 담배를
끊으면 그 안식은 반드시 되돌아온다.
콤비네이션 스모킹은 담배를 2~3개비씩 동시에 피우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담배를
이미 피우고 있으면서도 새 담배를 또 피우려고 시도하는 행위를 말한다.
담배를 끊어서 손해보는 것이 있는가?
전혀 아무것도 손해보는 것이 없다! 금연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불안' 때문이다. '위로
를 받고 의지가 되는 것을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즐거웠던 것도 즐겁지 않게 되지는 않을까?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게 되지는 않을까?..... '
하는 불안.
바꿔 말하자면 흡연자들은 세뇌 덕분에 '나에게는 약점이 있다'라든지 '담배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어 금연하게 되면 공허한 기분이 든다' 라고 맹신하고 있는 것이다.
잘 기억해 두기 바란다. 담배는 공허감을 채워주지 못한다. 담배야말로 공허감을 만들어 내
는 원흉인 것이다!
또 파티 등의 장소에서의 흡연자를 살펴보기 바란다. 파티의 시작을 알리는 건배를 기다리
는 사이에도 화장실에 가는 척하면서 그 자리를 슬쩍 빠져나와 숨어서 담배를 피운다.
담배 중독자의 전형적인 모습, 바로 그것이다. 흡연자는 담배가 좋아서 피우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고는 배길 수 없어서 즉, 담배 없이는 비참해지므로 그것을 모면하려
피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흡연자의 대부분은 젊고 감수성이 예민하며 쉽게 부끄러움을 타
던 나이 무렵에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으므로, 사람들과 사귈 때 담배가 없으면
원활하게 사귀지 못한다고 잘못 믿게 되었다.
담배를 끊으면 멋진 수확물이 생긴다. 금연하려는 사람은 건강이나 금전, 또는 사회적 평판
정도만 생각하기 쉽다. 물론 그것도 맞고 중요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정신적인 면에서의 수확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첫째, 참된 자신감과 용기를 회복한다.
둘째, 노예 생활에서 해방된다.
셋째, 세상의 절반이나 되는 사람들로부터,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부터 경멸당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던 어두운 그림자를 더 이상 안고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
당신은 이미 이 마법의 약에 완전히 의존해 있는 것이다! 약을 지니지 않고는 외출하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 외국으로 여행을 갈 때에도 이 약을 몇 개씩 반드시 휴대한다.
이 약이 몸에 나쁘지는 않을까 하고 당신은 걱정하지만, 그래도 이 단계에 이르면 내가 이
마법의 약을 20만원에 팔아도 당신은 살 수밖 에 없고 다른 선택은 생각도 할 수 없다.
이 때 당신은 어느 신문의 건강 섹션에서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당신만이 아니라는
것, 많은 사람들이 당신과 똑같은 문제로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그 마법의 약이 사실은 발진에 대해 아무런 치료도 되지 못한다는 사실, 거꾸로 이 약
이 피부 심층으로 깊숙이 스며들어 발진을 크게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약품회사가
밝혀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그리고 전문가가 그 병에서의 탈출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는
책을 읽게 된다. 발진을 없애기 위해서는 단지 이 약의 사용을 중지하면 되는 것이다!
최초로 발진이 났을 때 당황하거나 다른 조치를 취하지 말고 그저 잠시 참고 지내면 발진은
자연히 없어진다는 것이 이 증상의 본질이었고 또 유일한 처방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당신은 이 약을 계속 사용할 것인가? 이 약의 사용을 중지하는 데 강한 의지가 필
요한가? 신문 기사의 내용을 '과연 그럴까? 하고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사람도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일단은 그 처방을 받아들여 본다. 그래서 처음 2~3일은 다소 근심스
러워할 지도 모르지만, 일단 점차 발진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면 두 번 다시 이 마
법의 약을 사용할 마음이 내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여전히 당신은 바르는 그 순간만 발
진이 없어지는 그 약에 매달리면서 비참한 기분을 그대로 느낄 것인가?
내 딸의 결혼식에서조차,
정말은 위엄 있는 아버지의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도
내가 마음 속으로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추측하는가?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돼. 그
러면 밖으로 나가 한 대 피울 있겠지,'
게다가 피우지 않는 사람이 평생 유지하고 있는 평정, 자신감, 안정감을 흡연자는 흡연 중
에 얻고 있다고 착각할지 모르지만, 담배를 피우고 난 후에는 유지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참으로 가엾은 일이 아닌가?
나도 10대에는 대단
히 건강한 소년 이었지 만, 그 이후 30여 년 간은 항상 피곤한 상태였다. 그래서 그 때는 '
활력이 넘치는 것은 10대까지이구나'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것이 금연한 결과 갑자기 활
력이 돌아와, 지금은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 너무나 가볍고 즐겁다.
그러나 마침내 담배를 끊어보니 마치 악몽 에서 깨어난 것처럼 나를
둘러싼 온 세상이 밝아졌다. 지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매일매일이 기다려질 정도이다.
물론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불쾌한 일도 있을 것이고 일상적인 스트레스나 긴장도 느껴지
겠지만, 그것과 정면으로 맞서려는 자신감이 붙은 건 정말 멋진 수확이다. 또 건강, 에너지,
자신감과 같은 것은 즐거운 때를 보다 더 즐겁게 해준다. 자신감에 가득 찬 생활, 그것은
금연을 해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다.
'담배를 줄여보자'라든지 '금연
을 시도한 시기가 안 좋았다' 라든지 '스트레스가 일단 진정된 다음에 다시 금연을 시도하자
' 라고 타협하게 된다. 그러나 일단 스트레스가 진정되면 금연의 필요성도 사라져 버려 흡
연자는 다시 스트레스가 쌓일 때까지 금연에 대해 까맣게 잊어버린다.
스트레스
가 없는 금연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같은 건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또 담배 자체가 스
트레스를 증가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므로 흡연자가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것은 더욱 더 무리
한 일이다. 거기에 니코틴 섭취량까지 늘어나면 피로감도 늘고 결국 담배 가 마음의 의지가
된다는 환상도 더욱 강화된다.
"어느 날 문득 담배를 끊어 볼까 하고 생각하자 바로 끊게 되었지요. 전 그런 사람이에요"
라고 으스대며 말하는 것은 누구나 간단하다. 그러나 절대 속아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 뒤
에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피눈물나는 노력이 있었으리라는 것을 당신은 알아야 한다.
정신력 금연법을 하는 도중 끊임없이 느끼는 것은 바로 '담배를 피우고 싶다'이다. 그러나
그것을 느끼게 되면 끝장이다. 왜냐하면 그 순간 몸 속의 작은 악마가 마음에 커다란 악마
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2~3일 간 아니 ,2~3시간 전만 해도 금연해야만 하
는 이유를 늘어놓던 사람이 이번에는 다시 피워야만 하는 핑계를 찾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즉, 희생심을 가지고 금연을 시작하므로 상실감을 맛보는 것 이며, 그것이 일종의 스트레스
를 일으키는 것이다. "한 대 피우고 싶지?"라고 누가 당신의 귀에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은 스트레스가 쌓여 있을 때이다. 금연을 하자마자 피우고 싶어지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
다. 그래도 금연을 벌써 시작했으므로 그 한 개비를 피울 수는 없다. 그래서 마음은 더욱
우울해지고 이중으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이미 설명한 대로 금연 때문에 느끼는 고통은 심리적인 불안감에 기인한다. 신체적 고통은
전혀 없다. 그러나 이 불안감이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아, 금연한 후의 마음은 비참함으로
가득찬다. 담배를 잊어버리는 것은 고사하고 담배에 종종 얽매여 구속 받게된다. 그리고 마
음은 의심과 공포로 가득차게 된다.
금연의 어려움은 니코틴에 대한 화학적 의존증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의존증을 이겨내는
것은 생각 외로 아주 간단하다. 금연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의존증 때문이 아니라 담배
가 즐거움을 제공해 준다고 하는 잘못된 관념 때문이다. 이 잘못된 관념은 흡연을 시작하기
전부터 받아온 세뇌에 의해 생긴다
흡연이 당신에게 가르쳐 주는 소중한 진리는 '담배 는 최소한 필요할 때에만 피운
다' 라고 하는 발상은 그럴 듯 하지만 도저히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흡연은 평생 지속되
는 연쇄 반응이다. 사람이 자신의 의지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님을 절대 명심
해야 한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끊지 않는 한 끝이 없다.
어째서 담배 의존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 하지 않는가? 그건 바로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도저히 담배를 끊을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 지금 끊으면 일생을
지금과 같이 즐겁게(?) 보내지 못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렇지만 스스로를 속이는 짓은
이 정도로 그만해 두라. 당신도 금연할 수 있다.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금연은 맥풀릴 정도
로 간단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 쉬운 금연을 하는 데 명심해야 만 할 몇 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이 중에는 이미 앞에서 살펴본 것도 있다.
첫째, 당신이 금연으로 잃어버릴 건 아무것도 없다. 멋진 이 득만이 있을뿐.
둘째, 아무리 '딱 한 개비만'이라도 절대 피우려고 하지 말자. 딱 한 개비만으로 그치는 흡
연은 있을 수 없다. 딱 한 개비 라도 피우게 되면 그것으로 다시 일생 동안 불결하고 건강
하지 못한 생활을 보내게 된다.
셋째, 당신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누구라도 아주 간단히 , 담배를 끊을 수 있다.
흡연이란 콘크리트 벽에 스스로 머리를 찧어 고통을 느끼다가 그것을 그만두었을 때의 안도
감을 즐기는 것과 같은 괴벽 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지? 스스로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지
만, 머리를 벽에 계속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하여튼 금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일은
당신의 인생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이제부터 약 3주 간의 기간을 정해놓고, 금연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먼
저 손을 써놓도록 노력하자. 회식이나 파티 등에 앞서 '새삼스럽게 상실감 따위는 느끼지
않을 거야' 라고 생각해 두면, 그 일들이 금연의 장애물로 갑자기 돌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단, '완전히 금연할 때까지 잠시 동안만 피우는 개비 수를 줄이자' 따위의 생각은 절대 하지
말 것! 그런 생각은 '담배는 역시 즐거운 것' 이라는 잘못된 환상을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도
록 만들뿐이다. 아니, 오히려 그것으로 말미암아 피우고 싶으면 싶은 대로 마음껏 피우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마지막 한 개 비를 피울 때, 역겨운 냄새와 맛에 당신의 의식을 집중
시켜 이제 이것을 끊게 되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펼쳐질까 만을 생각 하기 바란다.
그리고 망설임과 두려움을 없애고 끝까지 읽고
나서 마지막 한 개비를 끄면, 바로 그 시점부터 당신은 비흡연자가 된다. 또 비흡연자가 되
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의식하고 그 상태를 즐길 수 있다. 쉽게 끊을 수 있는 금연 타이밍
그러나 이 장의 타이밍' 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지금도 내 스스로에게 내 방법이 정말 올바
른가 물어보고 있다. 이 장의 앞 부분에서는 만약 당신이 일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담배를 피운다면 휴가를 이용하여 금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것이 가장 손쉬운
금연법은 아니다. 가장 간단하게 담배를 끊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은 스스로 생각하기
에 가장 금연하기 어렵다고 느낄 때(스트레스를 받을 때, 사교상 모임에 갔을 때, 집중을 해
야 할 때, 심심하다고 느낄 때 등 어떤 때이든 간이에 끊는 것이다. 가장 불행한 때라도 담
배 없이 지낼 수(금연할 수) 있고 또 그 상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일단 알게 되면, 어떤
때라도 담배없이 거뜬히 지낼 수 있다. 그러나 당신에게 이 방법만을 절대적으로 제안했다
면, 과연 당신은 금연하려고 마음 먹었겠는가?
그렇다면 도대체 언제 끊을 생각인가? 내일? 일주일 후? 한 달 후? 내년 초?그 다음 해
에?.....
사실 이것은 당신이 니코틴에 중독되었다고 처음으로 알아 차린 그 때부터 지금까지 끊임없
이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이 아닐까? 당신은 어떤 대답을 생각하고 있는가? 어느 날
아침, 눈뜨자마자 갑자기 담배가 싫어지기를 바라고 있는가? 자신을 속이는 짓은 이제 정말
그만두자. 나는 33년 간이나 그런 아침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당신도 알다시피 그런
날은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도 당신은 끝까지 기다려 볼 것인가?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다. 내일이 오히려 금연하기 쉬울 것이다. 차분히 내일부터 시작하
자..... 이렇게 생각하도록 당신을 조종하는 것이 바로 담배가 감추어둔 진짜 올가미이다.
'현대 사회는 스트레스투성이' 라고 사람들은 굳게 믿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인류가
생명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데에서 발생하는 원초적이고 진정한 의미의 스트레스는 이미 극
복했으니까, 집을 나섰을 때 야생동물로부터 습격 받지 않을까? 다음에 먹을 한 끼를 어디
에 가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오 늘밤은 어디에서 잘까?..... 하는 고민들을 하지 않고도 잘
지낼 수 있으니. 금연의 최적기는 바로 지금이다!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 이렇
게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것에 잘 대처해 왔다고 스스로 자부하지만, 딱 한가지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 있다. 바로 이 지긋지긋한 담배에 대한 노 예 생활이다. 담배를
완전히 끊기 약 2년 전에는 내가 이 꼰상의 고민이란 고민은 모두 떠 안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머리가 아파 자살을 진지하게 고려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 자
살이란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라, 담배 때문에 곧 죽게 되어도 상관 없
다는 생각이었다. '담배라는, 아주 확실하게 마음의 의지가 되는 것이 있어도 인 생이 이 정
도라면 담배 없는 인생이란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살아갈 의미가 없다.....' 라고. 그러나 지
금의 나는 소년과 같은 기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의 인생이 이렇게 바뀐 이유는 단 한가지, '흡연 지옥, 담배 미로,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났
다' 는 사실이다!
'인생에서 첫째는 건강' 이라는 구호는 진부한 말놀음이지 만, 누가 뭐라해도 절대 진리이다.
그런데 담배를 피우던 당시의 나는 이렇게 생각했었다. '건강만 따지는 건 싫다. 인생에는
건강보다 더 소중한 것, 바로 술과 담배가 있다' 라고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어처구니없는
쓴웃음이 터져 나을 정도로 이것은 정말 터무니없는 넌센스였다. 사람은 육체적, 정신적으
로 강할 때, 인생의 좋은 것은 즐기고 나쁜 것은 참을 수 있다. 책임감과 스트레스는 자칫
하면 혼동되기 쉽지만, 책임감은 그 사람의 강함이 부족할 때에 스트레스로 바뀐다. 세계적
인 대배우 리처드 버튼은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강한 사람이었다. 그를 못쓰게 만든 것은
인생의 스트레스도, 일도, 나이도 아닌, 단지 환상에 지나지 않는 '마음의 의지'에 의존해 버
렸다는 사실이었다! 참으로 유감스러운 것은 리처드 버튼도 다른 많은 흡연자들처럼, 그렇
게 마음을 쏟았던 '마음의 의지' 가 결국에는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흡연자들
이라면 누구나 온 마음을 쏟았던 이 '마음의 의지' 가 흡연자들에게 반드시 베푸는 필연적인
배반을 당신도 기꺼
이 감수할 용의가 있는가? '마음의 의지'를 한없이 사랑했고 그것으로 행복했노라고 잔잔히
미소지으며 당신은 영원히 눈을 감는다. 아아, 참으로 아름답고 시적인 당신의 일생이여! 다
음과 같이 생각하기 바란다. '남은 인생을 올가미에 걸린 채 사는 건 이제 끝이다!' 라고 당
신은 이미 결심했으리라. 인생에서 우리는 반드시 언젠가는 (평안한 때이든, 곤란한 때이든)
자유를 얻기 위한 과정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흡연은 습관도 기쁨도 아니다. 마약 중
독이고 지병인 것이다. 오늘이 아니라 내일 끊겠다고 미룰수록 금연이 쉬워 지기는 커녕 점
점 어렵게 되어버린다는 것은 이미 설명했다. 흡연은 지병이므로 시간이 갈수록 점점 악화
되어 간다. 그러므로 금연을 시작하는 시기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고, 나중이 아니라 바로
지금이어야 한다. 평소 매일매일이 날개 달린 듯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지 않은
가? 금연도 그 정도로 빠르 게 할 수 있다. 당신의 인생에 드리워져 있는 검은 그림자, 날
마 다 점점 커지고 있는 검은 그림자, 이 검은 그림자를 걷어치우고 남은 평생을 당신이 마
음먹은 대로 즐긴다..... 얼마나 멋질 것인가! 상상해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즐겁다. 나의
지시에 따른다면 당신의 금연은 닷새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최후의 한 개비를 비벼 끈 다
음, 당신은 틀림없이 담배 를 피우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에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당신은 담배를 피우
는 그가 부러울지도 모르지만 그는 나름대로 만족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엄
청난 자기혐오와 실망감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잘 관찰해 보기 바란다. 그들은 당신의 금연을 도와줄 수 있는 믿
음직한 반면교사이다. 그들의 담배가 얼마나 빨리 타오르는가, 그들이 얼마나 빨리 다음의
한 개비에 불을 붙이는가를 눈여겨보도록 하자. 특히, 그들은 자신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는 사실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고 있고 불을 붙이는 행위도 거의 기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
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그들은 담배 자체를 즐기는 것 이 아니라, 담배 없이는 한시도 자신
이 처한 상황을 즐기지 못 할 뿐이다.
담배 피우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마음 일 랑은 그만 접어
두고 오히려 애처롭게 생각하라. 그 사람들에게는 무엇보다 당신의 동정심이 필요하다.
일단 그 작은 악마가 사라져 버리면 불쾌한 불안감은 사라진다. 그리고 자존심이라는 멋진
감각과 용기가 되돌아온다.
첫째, 이제 두 번 다시 피우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둘째, 담배를 못 피우게 되었다고 섭섭해하지 않는다. 금연 했다는 사실에 기뻐하라.
'이 두 가지만 지키면 금연할 수 있다고? 그렇다면 이 다음 페이지부터는 읽을 필요가 없지
않을까?,' '왜 처음부터 바로 이렇게 말해주지 않았지?' 라고 당신은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말만 듣고 금연을 시작했을 경우 잘못하다 가는 중간에 함정에 빠지게
되어 다시 흡연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누구라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러
니 절대 안심하고 내 말에 계속 귀기울여주기 바란다. 나는 작은 악마의 달콤한 유혹에 넘
어가 자신도 모르게 빠져버린 흡연 상태 에서 벗어나, 즐거운 금연의 세계로 들어오고자 하
는 당신을 진심으로 도우려는 착한 천사이다. 그러니 아무 의심하지 말고 끝까지 믿고 따라
주기 바란다.
몇 번이고 거듭 말하지만 흡연이란 사악하고 교활한 올가미와 같다. 그런 올가미에서 벗어
나는 것은 화학적인 의존을 끊어버 리는 정도가 아니다. 무엇보다 세뇌된 머리를 말끔히 닦
아 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흡연의 신화 즉, 잘못된 착각과 환상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마음 편하고 즐겁게 금연하는 요령은 마지막 담배를 피운 후, '이것으로 마지막이
다'라고 굳게 확신하는 것이다. 끊는다고 결심하고 끊은 사실을 '소망' 하는 게 아니라, '인식
'해야 한다. 결코 금연에 대해 의심한다든지 결심을 바꾼다든지 느긋하게 생각하지 말라. 금
연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오로지 기뻐하자.
당신에게 이미 주어진, 애당초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었던 드높고 넓은 하늘
을 포기하고 좁은 새장 속으로 자청해서 들어가 파닥거리며 "아, 이것이야말로 진짜 자유이
며 안식이 야. 봐! 이렇게 자유롭게 날갯짓을 하며 날고 있잖아?" 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좁은 새장만이 세상인줄 알고 새장 밖의 진짜 세상을 보지 못하는 당신. 진짜 세상
은 원래 당신 것 이었다.
새장 속으로 들어가게 된 것은 당신의 의도와는 상관 없는 운명의 장난이었다고 치자. 그러
나 새장에서 나오는 것은 오직 당신의 결심에 달려 있다. 당신이 나올 결심을 하지 못하거
나 나올 마음이 없다면 나도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이 책을 끝까지 읽어라.
당신이 보통 사람인 이상, 읽는 동안 당신의 자아는 살아날 것이고 사물에 대한 새로운 눈
이 떠져 보다 좋은 상태가 무엇인지 판별하게 될 것이다. 나는 지금 이대로의 당신이 정말
애처롭다. 그래서 이제 그 새장에서 꺼내 주려는 것이다. 처음에는 잘 날지 못할 지도 모른
다. 새장의 그 좁 은 공간에 익숙해져 있었으니까. 그러나 자신을 자세히 살펴보라. 당신에
게는 여전히 잘 날 수 있는 날개가 있다. '나는 날 수 있다. 나는 힘차게 날 수 있는 새이다.
날다가 곤두박질 치는 일 은 절대 없다' 라고 자신을 굳게 믿기만 하라.
기분을 바르게 갖고 금연을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난 이제 비흡연자가 되었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라고 생각하라.
여기서 그녀에게 남겨진 선택은 일시적인 이 금단현상을 참고 견뎌내든가, 다시 한 개비를
피움으로서 우선 지금 막 생긴 금단현상을 해소하고 그 후 평생 이어질 고통의 사슬에 묶이
든가 하는 양자택일 뿐이다. 담배가 할 수 있는 것은 일시적으로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위로의 말 한마디나 한 잔의 술과 마찬가지이리라. 그러나 담배는
말이나 술(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중독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지만 술 자체는 중독성이 없다)
과는 달리 중독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번 손대면 빠져 나오기 매우 어렵다.
금연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머릿속에 세뇌되어 있는 부분을 때려부수는 작업이 대단히 중요
하다. 잘 기억해 두자. 담배를 피울 필요는 없다. 담배는 마음의 의지가 된다 라든지 활기를
북돋아 준다 라고 믿으면 믿을수록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 뿐이다.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드는 짓을 왜 해야 하는가?
식탁 앞에서 흡연하는 사람은 담배가 맛있기 때문에 피우는 것이 아니다. 피우지 않으면 가
만히 있을 수 없기 때문에 피우는 것이다. 그들은 마약 중독자이므로 마약 없이는 식사도
인생도 즐길 수 없다.
금연을 하면 육체적 고통은 전혀 없으므로 기분만 바르게 하면 담배 따위는 아무 문제도 되
지 않는다. 기분이 나쁘게 될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담배를 피우고 싶다' 고 생각하면서
도 한편으로는 '피워서는 안 된다' 고 부정한다, 이것이 바로 문제 이다.
피울까, 말까 하고 우물쭈물하는 대신에 그 반대의 기분을 갖도록 하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무엇이 원인인지는 잘 알고 있어. 니코틴의 금단현상 때문이지? 흡
연자는 그 때문에 평생 고통을 맛보고,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안 돼. 그런데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은 절대 그런 일로 고생하지 않아. 그것도 이 마약이 가지고 있는 사악한
측면들 중 한 가지인 거야, 내 몸 속에 자리잡고 있는 그 사악함을 밀어내려는 이 시도는
얼마나 멋진 일인가!"
금연을 즐기자
금연을 하면 3주 정도는 니코틴의 금단현상을 느끼지만, 그 3주가 지난 뒤에는 멋진 일들만
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은 지금 비참한 병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성공해서 많은 보
너스를 받으리라.' 이렇게 생각하면 금단현상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금연은 기쁨
으로 바꿔질 것이다.
금연 프로세스 전체를 흥미진진한 게임이라고 생각하자. 그리고 니코틴 귀신은 뱃속에 기생
하는 촌충과 같은 것이라고 가정하자. 그 촌충에게는 3주 동안 먹이를 주지 말아 굶어 죽도
록 해야 한다. 그러면 촌충은 살아 남기 위해 담배에 불을 붙이도록 당신을 속일 것이다.
때로는 당신이 비참한 기분에 휩싸이도록 조작할 것이다.
준비가 다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마지막 한 개비를 피우도록 하라. 단, 혼자서 피울 것.
절대 무의식적으로 피우지 말 것. 한 모금 한 모금에 모든 의식을 집중할 것. 생애 최후의
담배라는 비정함, 섭섭함, 아쉬움과 같은 감상에 절대 젖지 말 것. 오로지 당신의 모든 감각
들을 예민하게 살려 냉정하게 직시할 것.
담배 맛과 냄새에 집중할 것. 발암성 성분을 포함한 연기가 폐로 깊숙이 들어가는 감촉에
집중할 것. 담배의 독소(니코틴, 타르.....)가 혈관을 가득 채우는 느낌에 집중할 것. 니코틴
이 몸 속 에 고루 퍼지는 감각에 집중할 것, 화학 독극물이 온 몸의 장기에 침투하여 파괴
하는 소리에 집중할 것. 검게 쪼그라든 폐, 지극히 황폐해지고 쇠약해진 당신의 몸을 상상
할 것! 그 한 개비를 다 피우고 난 후 천천히 혹은 단호하게 고개를 들고 앞으로 두 번 다
시 이런 감각을 맛보지 않고도 지낼 수 있다는 황홀함을 느껴라. 황홀함이 쉽게 느껴지냐
고? 느끼는 쪽으로 의식을 가져가면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당신의 의식은 당신만이 움직
일 수 있다. 누가 대신 움직여주는 것이 아니다.
자, 이제 드디어 지긋지긋한 노예 생활에서 해방되는 기쁨을 맛볼 차례이다.
금연한 후 문득 유혹의 소리가 들려올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의 한 개비를 피우지 않
는다면 당신에게 어떤 두려운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는가? 전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유혹에 넘어가 다시 한 개비를 피움으로써, 정말 두려운 일이 일어난다. 하여튼
패닉은 담배가 원인이므로, 담배 생각을 안 하면 된다. 더불어 담배가 가져다 준다고 생각
되는 모든 긍정적인 현상은 단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한다면, 패닉은
봄 안개처럼 금세 사라져 버릴 것이다.
3)담배를 피우던 당시에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즐거움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을 숙지해 둔다.
만일 '한 개비 피워볼까' 하는 생각이 당신의 머리를 스칠 때에는 '딱 한 개비만의 담배'
와 같은 것은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오직 한 개비..... 한 개비..... 한
개비로 이어 지는 연쇄적인 흡연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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